불리한 환율에도 한국ㆍ금호ㆍ넥센 지난해 영업이익률 10% 이상 찍으며 질주
타이어는 자동차의 중요한 구성품이지만 꼭 자동차와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불리한 환율로 인한 수익 하락으로 고전한 반면, 타이어 3사는 매출액 감소에도 영업이익률은 모두 10%를 넘기며 질주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3조4,365억원에 영업이익 3,585억원을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글로벌 경기 불황과 원화 강세 등으로 매출액은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대비 126억원(3.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13년보다 1%포인트 오른 10.4%였다.
앞서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한 업계 1위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비해 0.8%포인트 높아진 15.4%에 달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매출액은 5.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311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넥센타이어는 2013년보다 17.8% 증가한 영업이익 2,086억원에 영업이익률 11.9%를 기록했다. 2009년 16.4%로 최고점을 찍은 넥센타이어 영업이익률은 2010년 11.9%로 낮아졌고 2011년에는 7.8%까지 떨어졌다 4년 만에 다시 11%대에 복귀했다.
반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은 늘었지만 환율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9.2%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8.5%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떨어졌다. 창사 이후 처음 국내외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한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이 19%(6,046억원)나 감소하는 불운을 맛봤다. 영업이익률도 1.2%포인트 줄며 5.5%에 그쳤다. 아직 실적 발표는 안 했지만 쌍용자동차는 수출 감소와 통상임금 확대 등으로 지난해에도 적자 탈출 실패가 확실시된다. 한국지엠 역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로 수출 물량이 줄어 흑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5사 중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정도만 영업이익률 상승이 점쳐진다.
타이어 업계가 환율 영향에도 활짝 웃은 것은 원재료인 고무 가격 안정 덕이 크다. 동남아산 공급량이 늘며 2013년 말 2,310달러까지 올랐던 천연고무 1톤당 가격이 지난해에는 1,5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으로 카본 블랙 등 부재료로 쓰이는 석유화학제품 가격도 인하돼 넥센타이어의 경우 연간 원부재료 비용이 약 8% 줄었다. 여기에 3사 모두 단가가 비싼 초고성능 타이어(UHP) 매출이 늘었고, 부활한 북미 자동차시장 판매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도 실적향상을 기대하지만 국제 경기에 변수가 많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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