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추락한 대만 푸싱(復興)항공 여객기의 조종사는 이륙 후 엔진이 꺼지자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건물들과의 충돌을 피해 하천 불시착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민항국은 사고 여객기(편명 B22816)의 랴오젠쭝(廖建宗·42) 기장이 추락 직전인 4일 오전10시54분 “메이데이(MAYDAYㆍ국제 무선 조난 신호) 메이데이, 엔진이 꺼졌다”고 외친 녹음 부문을 5일 공개했다. 당시 비행기는 오전10시52분 타이베이(臺北) 쑹산(松山)공항에서 진먼(金門)을 향해 이륙한 직후였다. 사고 현장 부근 자동차의 블랙박스 카메라에 찍힌 추락 장면 등을 보면 사고기는 20여층 아파트 및 고층 건물들과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90도로 동체를 꺾는 급회전을 한 뒤 지룽(基隆)천에 추락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고기 기장이 엔진이 갑자기 꺼지는 긴박한 순간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과의 충돌을 피하고 하천 불시착을 시도하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랴오 기장은 야시장 가판대에서 옷을 파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공군 조종사 응시 끝에 합격, 1997년부터 10년 만기 복무 기간을 채우고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역 후 중화(中華)항공사를 거쳐 푸싱항공사에서 근무하며 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푸싱항공사는 소개했다. 그는 5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5일 오후 현재 사망자는 32명, 실종자는 1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58명의 탑승객 중 나머지 15명은 부상을 입었다. 비행기 동체는 4일 밤 인양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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