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4일 “북한의 변화가 꼭 정권교체여야 할 필요는 없다”며 “미얀마처럼 평화로운 과정을 거쳐 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 정권이 선의에 따라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면서 협상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의 군부독재는 스스로를 개혁하고 개방을 결정했으며 그 결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과 개발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를 두 차례나 방문했고 미얀마 대통령도 미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가 크게 변화됐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우리가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북한이 2005년 서명한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오라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북미 관계 정상화와 경제체제 지원,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등 북한이 논의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항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혜택을 논의하기 위한 대전제는 9.19 공동성명의 첫 문장, 즉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행하느냐에 달렸다”며 “아직 북한은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차관보는 또 “우리는 북한이 과거의 행동패턴에 따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위기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사건과 같은 은밀한 비대칭적 공격, 소니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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