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것에 대비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4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위원장 존 매케인) 주최로 열린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카터 지명자는 “MD체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며 “특히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의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숫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기지에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30기를 배치 중이며 2017년까지 10억달러를 들여 14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카터 지명자는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파괴무기(WMD) 능력에 대해선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군과 동맹, 우방에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장거리 발사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나 북한의 이런 능력은 미국 본토에도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과거 핵확산 사례는 비대칭 무기의 위험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인준을 통과하면 우리의 능력을 끌어올려 이 같은 공격에 대응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동맹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카터 지명자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2013년 2월 3차 핵실험, 2014년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등 역내 질서를 뒤흔드는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와 북한의 동기가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카터 지명자는 “최근 남북한의 대화 추진 신호들이 있으나 미국은 북한이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 테이블로 미국과 동맹, 우방을 끌어들이려 벼랑끝 전술과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지명자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확산을 막기 위해 우려 품목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비행기의 운행을 차단하기 위해 우방들과 협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계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비적 훈련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 핵실험은 같은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며 일축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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