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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 음대 이어 한예종 최연소 합격한 드럼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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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 음대 이어 한예종 최연소 합격한 드럼신동

입력
2015.02.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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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아닌 일반전형으로 연희과에 한예종 1년 수학 뒤 버클리行 예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일반전형에 최연소 합격한 김태현군이 3일 한예종 강의실에서 입시 당시 선보였던 탈춤과 장구 장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일반전형에 최연소 합격한 김태현군이 3일 한예종 강의실에서 입시 당시 선보였던 탈춤과 장구 장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만14세 소년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일반전형에 최종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럼 신동’ 김태현(14)군. 김군은 지난달 말 2015학년도 한예종 전통예술원 연희과에 합격, 최연소 합격의 기록을 냈다. 특히 예술 영재를 조기 발굴하는 ‘예술영재선발제’가 아닌 고교생 선배들과 같은 입장에서 겨룬 ‘일반전형’에 합격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입시전형에서 김군은 동해안 별신 굿, 판소리 등을 선보였다. 특히 ‘창작극’ 부문에서는 국악 장단으로 구성된 ‘화려한 도시’라는 곡을 드럼으로 연주하면서 동시에 상모를 돌리는 고난이도의 기량을 뽐냈다.

김군은 “선배들은 어렸을 때부터 국악을 공부해 온데 반해 저는 국악을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어서 더욱 긴장했다”며 “뜻하지 않게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고 했다. 연희과 지원에 대해서는 “연희는 우리 춤과 판소리, 풍물 등이 총 망라된 한국의 뮤지컬”이라며 “전통 연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군이 드럼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2007년부터다. 다니던 서울 한 교회의 밴드에서 드럼을 칠 사람이 없어 김군이 채를 잡은 것이 인연이 됐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한 주 한 주 벼락치기로 연습해서 공연했는데, 무난하게 소화하는 게 제 스스로도 신기했습니다.” 이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미 김군은 지난해 10월 버클리 음대 빈트랙 과정에 최연소로 합격한 상태다. 12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이 과정에 도전했는데 합격자는 5명에 불과했다. 특히 연 2만 달러 장학금 제안까지 받은 이는 김군이 유일하다. 그런데도 굳이 한예종에 지원한 것에 대해 “양악과 국악의 균형을 위해서”라고 했다. 김군은 “세계인들에게 드럼이 대중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드럼을 통해 세계에 국악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군은 한예종에서 1년 정도 수학한 뒤 2016년 가을학기부터 버클리 음대에 다닐 예정이다.

김군은 한 달에 한번 전남 완도를 오가며 재능기부 활동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완도 청소년 40여명으로 구성된 ‘청해진 예술단’의 객원 멤버로 참여해 타악기 강의도 하고 함께 공연도 한다. 완도 지역 소외 청소년들에게는 악기 교육도 하는데, 초교 3~5학년생의 제자 7명도 2015년도 한예종 예술영재원 입학 시험을 치르고 있다.

“섬까지 들어가는데만 7시간 걸려요. 서울에서 다니려면 한번에 3박 4일은 예상해야지만, 제가 많은 분들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저 역시 제가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에 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초등학교를 졸업 이후 본격적인 음악 수업을 위해 정규 중학교 과정을 포기한 그는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검정 고시 준비에 매진했다. “교복 입고 등교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수업 받고, 방과 후엔 학원 다니는 평범한 생활이 정말 부럽기도 합니다.”

타악기가 중심이 된 ‘기존에 없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게 꿈이다. 김군은 “드럼 같이 ‘잘 나가는’ 타악기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못 나가는’ 세계 각국의 타악기들도 꼼꼼히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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