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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韓美 비난 수위 높이는데… 4차 핵실험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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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韓美 비난 수위 높이는데… 4차 핵실험 카드 꺼내나

입력
2015.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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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北 붕괴 발언 등 겨냥, 국방위까지 앞세워 "강경 대응"

북한이 4일 미국과 한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까지 앞장서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은 심상치 않다. 한층 더 강경해진 비난 수위를 놓고 일각에서는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앞둔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북한 국방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발언,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국방위는 특히 “미국을 상대로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고 상종할 용의도 없다는 것을 오바마 행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극도로 포악무도해지는 미제의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짓부시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정의의 대응 역시 더욱 더 강도 높게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일부 남한 매체가 북한 공군의 비행훈련을 ‘장난감 전투기 훈련’이라고 묘사한 데 대해서도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미친 개’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맹비난했다. 특히 “군사에 문외한인 집권자가 통수권을 행사하니 아랫것들 모두가 제망신인 줄도 모르고 무지의 소리만 줴쳐대는지(지껄이는지) 모른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한미를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무력시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늘고 있다. 최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물밑접촉이 무산되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데다, 3월 한미훈련까지 앞둔 상황이라 북한은 군사력 카드로 대응하자는 유혹에 빠졌을 수도 있다.

지난달 초 북한은 미국에 “한미연합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우리도) 핵실험을 임시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뒤집으면 ‘연합훈련 강행 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북한은 2013년에도 한미훈련 직전인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빈센트 스튜어트 미국 국방정보국 국장도 3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까지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개발 중이며 기존 장거리미사일 ‘KN-08’의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면 대북제재 강화 등 북미 상황이 악화할 때 북한은 무력도발을 강행했다”며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고 규모도 최대로 해서 한미군사훈련을 진행할 경우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말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 이어 이날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가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고 북핵문제 등을 논의했다. 오는 7~8일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이 독일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키로 하는 등 대북 대응 움직임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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