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제보로 발언 사실 확인… 국방부는 "사실 왜곡한 주장" 반박
육군 1군 사령관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군 성폭력 사고의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피해 여군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1군 사령관 장모 대장이 지난달 27일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피해 여군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11사단 임모 여단장(대령)의 여군 부사관 성폭행 사건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육군 참모총장 주재 화상회의에서 1군 사령관이 “여군들도 싫으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해야지, 왜 안 하느냐”고 발언했다는 게 센터의 주장이다. 센터는 “복수의 내부 공익제보를 통해 확인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여단은 1군 사령부 예하부대”라며 “피해자를 지지하고 보호해야 할 최고 지휘관이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회의를 지켜본 한 남성 영관급 장교가 ‘내가 군인으로서 딸 보기 부끄러웠다’고 말할 정도로 남성 군인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1군 사령관에게 공식 사과와 책임을 지고 거취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군 사령부 정훈공보참모 명의의 자료를 내 센터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당시 1군 사령관은 “가해자인 남군은 강력히 처벌하고, 여군들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거부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1군 사령부는 군인권센터에 사실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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