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은 94% "배상해야"

일본 대학생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이미 충분히 배상했고 더 이상 언급을 원치 않는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 대부분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돼 극명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팀과 국내 대학생 홍보 연합 동아리 ‘생존경쟁’이 한일 대학생을 설문조사한 결과 과거사 문제를 보는 양국의 시각은 상이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대학생 응답자의 37.6%가 ‘충분히 배상했다’, 30%가 ‘이 문제에 대해 더는 언급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일본 대학생은 32%였다.
한국 대학생들은 94.4%가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가 이미 충분히 배상했다’(3.2%)거나 ‘더 이상 언급을 원치 않는다’(2.4%)는 응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지난달 13~23일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양국 대학생 각 2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역사교과서 개정이나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등 아베 총리의 대(對)한국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양국 대학생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한국 대학생은 27.2%가 ‘국제 사회에서 이미지 타격을 받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대학생들은 ‘논란이 있으나 일본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 ‘올바른 방향이므로 지지한다’(각 18%)고 답했다. 다만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국 64.8%, 일본 50.4%로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서로를 보는 인식은 일본이 더 긍정적이었다. 한국 대학생은 일본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12.4%에 그쳤고, 일본은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38%에 달했다. 현재 한일 관계도 일본이 더 좋게 평가했다. ‘양국 관계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한국 대학생은 4%에 그쳤으나 일본은 23.2%로 5배를 넘었다.
양국 관계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는 모두 ‘역사인식 차이’를 꼽았다. 다만 일본 대학생들은 역사인식(46.4%)뿐 아니라 아베정권의 정치적 성향(19.2%), 국민감정(18.8%), 각 분야의 경쟁 구도(15.6%) 등 다양한 문제를 제시했다. 한국은 10명 중 8명(78.4%)이 ‘역사인식 차이’를 선택했다.
한일 관계 개선방안에 대한 생각은 양국이 비슷했다. 역사 공동연구(한 58.4, 일 32%), 정상회담 추진(20, 25.6%), 민간교류 확대(13.2, 22.8%)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순위는 같았다.
서경덕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독도,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왜곡 문제에, 일본 학생들은 한류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문에 참여한 많은 일본 학생이 위안부의 존재를 모른다고 답하기도 해 양국이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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