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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꼴찌지만… 용꿈 꾸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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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꼴찌지만… 용꿈 꾸는 사나이

입력
2015.02.0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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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 13.82점… 토종 득점 1위

경쟁 상대 이승현보다 한수위

꼴찌 팀서 사상 첫 신인왕 노려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 전만 하더라도 농구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승현(23ㆍ197㎝ㆍ고양 오리온스)을 신인왕 후보 0순위로 지목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이승현이 시즌 초반 오리온스의 8연승을 이끈 이후 주춤한 사이 2인자 김준일(23ㆍ202㎝ㆍ서울 삼성)이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루키답지 않은 김준일의 인상적인 활약은 꼴찌 팀 삼성의 유일한 희망이자 위안이다. 김준일은 외국인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체격과 체력을 겸비해 보기 드문 토종 빅맨으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준일은 프로 입단 전까지 이승현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이승현에 밀려 2순위로 뽑혔고, 대학 시절에도 항상 고려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것이 수 차례다. 4년간 치른 정기전에서도 김준일의 연세대는 단 한번도 이승현의 고려대를 넘지 못했다.

김준일은 지난해 12월부터 숨겨진 재능을 뽐내고 있다. 3일 현재 경기 당 득점에서 13.82점(11위)으로 이승현(10.38점ㆍ24위)보다 3점 이상 높다. 특히 국내선수로 좁히면 김준일은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16.92점ㆍ8위)에 이어 2위다. 문태영이 귀화혼혈 선수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김준일이 토종 득점 랭킹 1위다. 김준일은 최근 학업까지 병행하면서도 지칠 줄 모르는 투혼을 발휘 중이다. 연세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그는 미처 이수하지 못한 과목이 있어 오전엔 학교에 나가 수업을 듣고 오후에 팀에 복귀해 훈련하는 강행군을 근 한달 동안 계속했다.

이쯤 되면 아무리 팀 성적이 고려되는 신인왕일지라도 김준일을 외면할 수 없다. 플레이오프 희망이 사라진 삼성도 김준일의 신인왕 수상을 위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상민(43) 감독도 틈 날 때마다 취재진에게 “우리 김준일 선수 좀 잘 봐 달라”고 말한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9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7시즌 동안 꼴찌 팀에서 신인왕이 나온 적은 한번도 없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개인 성적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김준일은 “신인왕보다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사실상 삼성은 탈꼴찌도 버거운 전력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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