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보류 김광현-양현종 144경기 체제…재도전 전화위복될까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화두는 체력이다.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첫 시즌,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가운데 역대 최장기 레이스에 대비하기 위한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한편으로 선수들은 경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 성적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누구보다 2015시즌을 호기로 여기는 투수 둘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27ㆍSK)과 양현종(27ㆍKIA)은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 포스팅까지 이끌어냈다가 금액 문제로 포기했다. 물론 포기가 아닌 보류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재도전할 수도 있고, 윤석민(29ㆍ볼티모어)처럼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후를 노려도 된다.
상실감이 꽤 컸을 둘이지만 지금은 각각 소속팀의 전지훈련에 참여해 운동에만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올 시즌 잔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경기 수 체제에서 뛰어보는 경험을 쌓는 것이 당연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128경기에서 16경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에게도 약 3, 4차례 등판 기회가 더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1선발이라면 최대 32, 33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긴 레이스에서 몸 관리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비는 7, 8월 한 여름이다. 128경기를 치를 때에도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다. 김광현은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체력 훈련에 몰두해서 여름을 잘 넘겨야 한다”고 각오했다. 김광현은 지난달 30일 캠프를 시작한지 보름 만에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는데 명불허전의 날카로운 구위를 뽐내 김용희 SK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양현종은 제구력을 한번 더 가다듬을 생각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미흡했던 제구력과 체력을 보완할 생각”이라면서 “그래서 올해는 초반에 좀 부족하더라도 천천히 페이스를 올려 7, 8월을 잘 버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단의 배려로 마음도 다잡았다. 김광현은 2억7,000만원에서 6억원, 양현종은 1억2,000만원에서 4억원에 각각 계약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수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고, 국내리그에서 군계일학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레이더에 일찌감치 포착됐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를 결정한 둘에게 남은 숙제는 장기 레이스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인상을 덧입히는 것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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