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애청자인 초보엄마 A(32)씨는 요즘 유심히 보는 것이 있다. 때와 장소에 꼭 맞는 삼둥이(대한·민국·만세)의 패션이다. 삼둥이는 청소할 땐 청소복을, 서당에서는 한복을 갖춰 입는다. 올망졸망한 세 꼬마가 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더 귀엽게 느껴진다. 모자, 머리띠, 멜빵과 같은 포인트도 탐나는 아이템. 간접광고(Product in placement· PPL)에 현혹되는 거라 자책하면서도 해당 제품을 검색하는 초보엄마의 손길이 바빠진다.
삼둥이 아빠인 배우 송일국은 보통 아동복 협찬을 따로 받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자신이 직접 아이들의 옷을 코디해 매치한다. 협찬을 받더라도 되도록 해당 옷을 구매하고자 노력한다. 이 뒷이야기가 전해지면서 PPL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자연스럽게 송일국의 패션 감각도 화제가 됐다.
1. 깔깔이·한복·야구점퍼…때와 장소를 아는 패션
깔깔이(군용방한내피)가 성인복이 아닌 아동복으로 등장한 것은 다소 새롭다. 미니 깔깔이의 유행에는 역시 삼둥이가 일등공신으로 자리했다. 지난해 12월 7일 방송 분에서 송일국은 농촌 나들이에 맞춰 삼둥이에게 깔깔이를 입혔다. 여기에 빨간 양말과 검정 고무신, 털모자까지 매치해 유아 시골 패션을 완성했다.
설이 다가오면서 삼둥이 한복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하얀 저고리에 물빛 배자, 검은 복건의 한복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7일 '신년 달력 만들기'에 선보인 삼둥이 한복과 거의 비슷한 구성이다.
지난 11일 야구선수 류현진은 삼둥이에게 야구점퍼와 모자를 선물해 환심을 샀다. 해당 야구점퍼 역시 방송이 끝난 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또 스키장에서 선보인 오렌지색 스키복과 루돌프 컨셉의 빨간 내복 등이 초보엄마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2. 사랑이·하루의 개성 넘치는 패션…지난해 아동 패션의 열풍 주자는
사실 ‘육아 예능’ 속 주인공들이 선보이는 패션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의 딸 사랑은 여자 아이답게 화사한 패션을 즐긴다. 추성훈과 그의 아내 야노시호는 상대적으로 사랑의 의사를 존중하는 편. 이 때문에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이 반영된 의상이 많다.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는, 재기 발랄한 스타일로 아이다운 매력을 발산한다.
지난해 12월 28일 하차한 하루는 래퍼 아버지 타블로의 영향을 받아 힙합 패션을 많이 선보였다. 차분한 디자인과 색감은 마치 성인복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줬다. 보이시한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끔 입는 치마가 낯설 정도. 두건이나 비니, 모자 등 힙합퍼의 아이템을 즐겨 활용해 스트리트 패션을 연출했다.
지난 2013~2014년에는 MBC 예능프로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아동 패션이 유행을 선도했다. 야외 촬영 특성상 출연자들이 아웃도어를 많이 착용하면서 아동 패션계에도 아웃도어 열풍이 불었다. 색감과 디자인, 소재가 성인복과 흡사한 키즈 캠핑룩이 젊은 부부들의 사랑을 받았다.
3. 올해 패션 대세는 '삼둥이'
올해 아동 패션의 트렌드는 '북유럽풍 스타일'이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젊은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소재는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아야 한다. 삼둥이 역시 북유럽 스타일의 의상을 즐겨 입는다.
아동 의류 브랜드 모이몰른 마케팅팀의 김승환 과장은 "작년까지는 성인복 형태의 아웃도어, 스포티즘룩이 인기였다"며 "지금은 어른스러운 옷보다는 어린이다운 옷을 입히는 흐름이 있다. 북유럽이 갖고 있는 특유의 이미지나 애니멀 패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린팅의 의상도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둥이도 북유럽풍 의상을 자주 입고 나온다. 유행 흐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둥이 패션'이 인기라지만, 사실 패션에 정답은 없다. TV 속 꼬까옷을 우리 아이에게도 입히고 싶은 초보엄마의 욕심이야 어쩔 수 없다. 다만 무분별한 모방심리를 자제하고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나의 경제력과 아이의 개성, 실용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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