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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유승민 호흡 들어맞지만… 내년 총선 후 잠룡 경쟁구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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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유승민 호흡 들어맞지만… 내년 총선 후 잠룡 경쟁구도 될 수도

입력
2015.02.0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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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투 톱’이 한목소리로 청와대ㆍ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여권 내 ‘잠룡’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언뜻 보기엔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손발을 맞추는 것이지만, 이는 동시에 미래권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두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셈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각종 정책ㆍ정치현안에 있어 대체로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공감대가 박근혜 대통령을 구심으로 한 친박계의 생각과는 적잖은 거리가 있다. 지난해 7ㆍ14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쥐었으면서도 현안에 관해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비주류 입장에서 보면 지난 2일 유 원내대표의 당선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잇따라 박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취임 일성으로 이를 ‘허구’라고 지적했는데, 김 대표는 3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한발 더 나아갔다.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복지 확대와 증세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추가 재원이 필요한 만큼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개헌 문제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연말이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가 박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언급에 하루만에 물러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취임 당일 “개헌 논의를 인위적으로 막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논의 가능성을 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호흡 맞추기는 필연적으로 경쟁 구도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두 사람 모두 여권 내 유력한 잠룡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복지ㆍ증세 문제나 개헌 논의 등과 관련해서 두 사람의 발언 강도가 경쟁적으로 세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 단적인 예다.

한 새누리당 중진의원은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지금은 동일한 위치에서 출발하는 듯하지만 내년 총선을 지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차기 대권을 두고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내년 총선 승리가 전제조건인 만큼 협력적 동반자 관계는 1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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