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44)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자격 논란과 관련해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3일 자신의 취임 및 2015년 사업 발표와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립오페라단이 세계에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력할 때”라며 “해외에서 활동중인 유수의 한국 성악가와 함께 한국 오페라로 패션, 무용 등의 새로운 한류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한국 오페라의 발전과 관련해 “한국적 가락과 스토리를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진은숙 등 작곡가와 함께 보편적 현대 오페라를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로들과 협의해 학연, 지연, 나이를 떠나 최고의 가수를 뽑겠다”며 “국립오페라단 오디션이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전용극장을 확보, 국립오페라단의 작품을 한국 관광 콘텐츠 1호로 키울 것”이라는 포부도 드러냈다.
한 감독은 자신의 경력 및 감독이 된 과정 등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문제들과 관련해 “국립오페라단 기관장으로서 소정의 경력을 갖춘 분은 몇 안 된 것으로 안다”고 전임자들을 언급하면서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말해 자진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는 갓 태어난 아이인데 지켜봐 주지 않고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며 “향후 1, 2년을 지켜본 뒤 그 때도 잘못한 것이 많으면 혹독하게 질책해 달라”고 했다. 한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자질 논란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입장해 있던 박현준 한강오페라단 단장 등 '한국오페라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성악가들은 질의ㆍ응답 직후 자리에서 일어나 입장을 표명했다. 박 단장은 “67년 한국 오페라 사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누가 한 감독을 추천하고 임명했는지 그 게이트를 밝혀달라고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위 측은 또 간담회장 바로 옆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밀실 인사 은폐 조작 규명” 등의 요구 사항을 적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서 지난달 2일 현장 경험이 많고 세계 오페라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는 이유로 한 감독을 임명했다. 그러나 오페라계는 그가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며 사퇴를 요구해왔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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