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남친에 앙심품고 10여년간 무고한 30대 여성 실형
이별을 통보한 남자친구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10여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증거까지 위조한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이영남 판사는 무고ㆍ모해위증ㆍ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모(38)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서씨는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만나 연인이 된 A씨가 2003년 3월 "사법시험 2차 준비에 전념해야 하니 그만 만나자"며 이별을 통보하자 복수할 마음을 먹었다. 서씨는 먼저 2004년 2월 A씨가 자신을 감금하고 성폭행했다며 거짓으로 고소를 했다. 하지만 성폭행 증거가 없고 두 사람이 연인 사이였음이 드러나자 검찰은 A씨를 무혐의 처분했고 서씨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검찰 재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실제 연인 관계였음을 입증하기 위해 A씨가 서씨와 함께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밝히자 서씨는 증거를 위조했다. 서씨가 '홍콩에 간 적은 있지만 A씨를 피하기 위해 마카오로 건너갔다'고 거짓 주장을 하며 마카오 이민국 명의의 출입국 도장을 가짜로 만들어 여권에 찍고 항공권 관련 서류도 위조했다. 그 밖에 서씨는 A씨가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후 영수증을 써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고 서씨는 무고와 증거조작 혐의 등으로 2007년 12월 기소됐다.
이 판사는 "서씨는 A씨를 강간으로 무고하고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증거를 위조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다시 증거조작을 시도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A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꿈과 사법시험을 포기해야 했고 그 가족들까지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씨가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고 기소된 후 5회의 법관기피 신청 등 절차를 지연시켰다"면서도 "서씨가 범행기간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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