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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New Lies (시대 따라 거짓말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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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New Lies (시대 따라 거짓말도 변한다)

입력
2015.02.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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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속담 가운데 3대 거짓말이 있다. “늙으면 빨리 죽어야 한다”와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 “노처녀가 시집가지 않겠다고 한다”가 그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노인이 무병장수에 관심이 많고 독신 노처녀가 늘고 있으며 사업이 힘들 때 밑지고 파는 장사꾼도 있다. 이제는 모두 3대 거짓말이 아닌 셈이다.

“배달이 방금 떠났습니다”라는 말도 대개는 거짓말이다. 미국의 Pizza delivery man도 그런 말을 자주 쓴다. 그러나 “He’s on his way. Will reach there in 5 minutes”같은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회사의 자동 응답 메시지에 “Your call is important to us”라는 말이 저장돼 있지만 고객의 전화가 중요하다면 신속하게 응대해야 하지 않을까. 계약서에서는 “I have read all terms and conditions”라는 공란에 체크 표시를 해야 하지만 이 말은 서명 당사자가 읽지 않을뿐더러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 꼴이다. 기관이나 회사측에서 “이미 송금했습니다”는 의미로 “The check is in the mail”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면 지금 보내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I’m from your government, and I am here to help you”처럼 말하거나 공직 출마자가 “Read my lips, no new taxes”처럼 말하는 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대화 도중 불쑥 던지는 “No offense!”라는 말도 “사적인 감정이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감정 섞인 발언이 이어진다. 대인관계에서도 유사한 경우가 있다. 애인에게 “Of course I love you”라고 말할 때는 이미 애정이 식은 것이고 친구끼리 “but we can still be good friends”라고 하거나 “I’ll respect you in the morning”이라고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좋은 관계가 아니다”는 선언이다. “이제 내가 알아서 챙길게(Trust me, I’ll take care of everything)” “이제 솔직히 말하지요(Now, I’m going to tell you the truth)” “나중에 전화 드리지요(I’ll call you later)” 등의 말도 실천이 어렵거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거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이전 대통령의 뻔한 거짓말보다는 Clinton의 “I did not have sexual relations with that woman”이나 Nixon의 “I am not a crook(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이 더 나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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