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단 한장의 반성문도 안 내"
지난해 6월 강원 고성군 육군 제22보병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상관과 동료병사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임모(23) 병장에게 법정 최고형이 내려졌다.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임 병장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비무장한 전우를 살해하는 등 집요하고 치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무고한 전우에 총구를 댄 잔혹한 범죄에 대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단 한 장의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고 책임을 동료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과거 범죄 전력이 없고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이유는 면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임 병장은 지난해 6월 21일 오후 8시 15분쯤 고성군 육군 제22보병사단 GOP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동료 병사들에게 수류탄을 터뜨리고 K-2 소총 10여 발을 난사해 김모(23) 하사 등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 됐다.
이날 전투복 차림에 뿔 테 안경을 쓰고 선고공판에 나온 임 병장은 사형이 선고되자 이를 예감한 듯,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선고공판을 지켜본 유가족 진모(51)씨는 “반성문을 단 한 장도 내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괘씸하다기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왕따’에 초점을 맞춘 변론에 앞서 본인 잘못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동료라면 서로 보듬어주고 지켜줬어야 했는데 임 병장은 무고한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임 병장이 여론의 옹호를 받는 사실이 너무 억울했다”고 울먹였다.
임 병장의 변호인은 이날 “수 많은 증언이 있는 부대 내 집단 따돌림에 대해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