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외무장관 아·태 협상 기구 합의… 미국 주도에 대항 전략적 협력 강화
중국과 러시아, 인도가 3국 아시아태평양 사무협상기구를 세우기로 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2일 베이징(北京)에서 제13차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3국 장관들이 전략적 소통과 협력, 정치 방면 협상 등을 강화하며 가능한 한 빨리 중러인 아태 사무 협상 기구를 건립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 대국인 3국이 손을 잡으면 세계 40% 이상의 인구가 직접적 수혜를 볼 것”이라며 “세계 다극화와 국제 관계 민주화를 추진하고 협력과 공영을 핵심으로 하는 신형국제관계 건설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3국이 신형국제관계를 추진하는 데 힘 써야 하며, 신흥시장국가 간 협력과 중러인 3국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라브로프 장관, 스와라지 장관과 각각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라브로프 장관과 만나 “지금 브릭스 국가(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를 대표로 하는 신흥 역량은 빠르게 떨쳐 일어서고 있다”며 “세계 다극화와 국제관계 민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스와라지 장관과 회견할 때도 “중국은 국제 질서가 좀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발전하도록 이끌고 신흥시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인도와 함께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인도를 끌어들여 아태 사무 협상 기구를 만들기로 한 것은 사실상 미국 주도의 기존 세계 질서는 불공정하다며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체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중러인 아태 사무 협상 기구가 언제 가시화할지는 불확실한 실정이다. 인도가 일단 겉으로는 중국과 마주하고 앉았지만 중국의 뜻대로만 움직일 지도 미지수다. 양국은 국경 분쟁으로 갈등도 겪고 있다. 미국의 견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를 방문,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과 핵공급그룹(NSG) 가입 등 인도의 숙원 사업에 지지를 표명하고 “인도와의 유대강화는 미국의 최우선 외교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인디아투데이’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시안(西安)의 교외인 푸핑(富平)현으로 초대하고 싶어한다”는 인도 관리의 발언을 소개했다. 푸핑현은 시 주석 집안의 고향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모디 총리의 생일에 맞춰 그의 고향까지 방문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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