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순의 시선. 개울둑에 핀 입춘(立春) 맞이 광대풀꽃.
꽃이 피었다. 얼음이 채 녹지 않은 인천 죽방 삼거리 개울 둑에 촘촘히 피어났다. 손톱 보다 작은 광대풀꽃이 봄은 벌써 왔다고 선언한다. 내일은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이다. 날씨는 변덕이 심해 한파가 몰아치기도 하지만 추위에 지친 이 들은 ‘입춘대길’ 이라 써서 대문에 붙이고 굿도 하고 보리뿌리를 보고 풍년을 점쳐 보기도 한다. 목소리 큰 사람들이 봄이 시작 된다고 호들갑을 떨 때 땅바닥에 바짝 붙은 작은 풀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소리 소문 없이 꽃을 피웠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지만 저 할 일 다하는 이름 없는 민초들처럼.
선임기자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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