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역 불균형 너무 커… GDP 자랑 못하는 중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역 불균형 너무 커… GDP 자랑 못하는 중국

입력
2015.02.02 15:30
0 0

31개 省·직할시·자치구 중 8곳 1인당 GDP 1만 달러 넘어

중국 베이징(北京)에 집을 두 채 갖고 있는 왕모(37)씨 부부는 8살 딸의 영어 교육을 위해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갔다. 국영기업을 다녔던 왕씨는 집 두 곳에서 나오는 매달 3만위안(540만원)의 임대료로 가족의 미국 생활비를 충당한다. 미국에서 중국인의 인터넷 구매대행 등을 도와주며 부수입도 올릴 수 있어 아예 미국에 정착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10조달러를 돌파하며 중국인의 생활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1개 성시구(省市區ㆍ성과 직할시, 자치구)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8곳이 이미 1인당 GDP 1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는 곳도 등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일 광둥(廣東)성의 지난해 GDP가 6억7,800만위안에 달해 1인당 GDP가 1만330달러를 기록해 처음 1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광둥성의 인구는 1억644만명(2013년 말 상주인구)으로 31개 성시구 중 가장 많다. 이 매체는 또 푸젠(福建)성의 지난해 1인당 GDP도 1만376달러였다고 덧붙였다.

중국 주요 지역 중에서 처음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돌파한 곳은 2008년 상하이(上海)였다. 베이징은 2009년, 톈진(天津)은 2010년,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는 2012년에 이 대열에 합류했다. 서부대개발의 효과를 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가오신(高新)구의 경우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2,000달러였다. 홍콩과 가까운 광둥성 선전시 옌톈(鹽田)구의 1인당 GDP도 3만2,979달러에 달한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중국인의 삶은 질도 몰라보게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난해 해외 여행을 간 중국인은 1억1,400만명. 전세계 여행객 10명 중 한 명이 중국인이라는 추계도 있다.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쓴 돈도 전년 대비 18% 늘어난 1,400억달러(152조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총 2,349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되며 6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중국 내 명품 구매액은 1,150억위안(20조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지만 해외 대리인을 통해 구매한 것과 해외 직접구매까지 합치면 약 3,800억위안(68조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었을 것(베인앤컴퍼니)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같은 1인당 GDP 증가를 크게 떠벌리지 않고 있다. 국가 전체로 보면 지난해 1인당 GDP는 아직 7,485달러 수준으로 세계 80위 정도에 불과한데다 일부 지역 1인당 GDP가 높다는 것을 강조할 경우 소득 불균형과 분배 정의가 문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새로운 정상상태’를 일컫는 ‘신창타이(新常態)’ 경제로 가야 한다며 양보다 질적인 성장이 중요하다고 목소리 높이는 분위기도 작용한다.

인민일보는 판젠핑(范劍平) 국가정보중심 수석경제사 등 전문가를 인용해 “1인당 GDP가 모든 경제 현상의 지표가 될 수 없다”며 “경제의 형태를 개선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하며 과학 기술 수준을 높이면서 수입 분배와 환경 보호, 지역 불균형 등 민생을 위한 일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