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36ㆍLG)은 지난 시즌 타율 3할4푼3리(464타수 159안타)에 73타점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냈지만 극심한 타고투저에 가려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하지만 타격왕에 오른 2009년(0.372) 이후 두 번째 고타율로 건재를 과시한 시즌이었다.
박용택은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교타자’라 불리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폭발적인 타격감을 계기로 자신만의 노하우와 밸런스를 찾았고, 이후 3할은 기본인 선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현역 최장인 6년 연속 3할을 찍은 박용택은 올 시즌 7년 연속 3할에 도전한다. 이 부문 기록은 양준혁(전 삼성)과 장성호(KT)가 보유한 9년 연속 3할. 고(故) 장효조 감독이 7년 연속 3할을 기록했으며, 오른손타자 가운데는 은퇴한 김동주(전 두산)의 5년 연속 3할이 최장 기록이다. 그만큼 아무리 정교한 타자라도 매 시즌 3할을 치기는 어렵다. 누구든 기복이 있게 마련이며 자칫 슬럼프라도 빠지는 시즌엔 달성하기 어려운 게 3할 타율이다. 그러나 욕심 많은 박용택의 목표는 당연히 신기록이다. 올해부터 4년간 3할을 치면 전인미답의 10년 연속 3할을 달성하는데 올 시즌이 중요하다. 멘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에서 대기록은 의식하거나 근접하는 순간부터 오히려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총액 50억원에 잔류한 박용택은 “이제 홀가분하게 팀 우승만을 위해 남은 야구 인생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성적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치르는 동안 개인 목표보다는 팀 성적만을 보겠다고 하지만 박용택은 조금 다르다. 여러 가지 개인 기록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스스로에게 숙제를 던진다. 개인 성적을 높게 잡아야 결국 팀 성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박용택은 그래서 늘 절친한 선배 이병규(41)를 보며 스스로를 자극한다. 박용택은 “(이)병규형 기록은 내가 다 깰 거다. 그리고 내 기록은 후배들이 또 갈아치워야 앞으로 점점 단단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