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한 정부와 분리주의 반군 간 평화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양측 간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1일 지난 24시간 동안 반군 공격으로 정부군 병사 13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폴레보이는 이날 “(정부군이 장악중인 도네츠크주 동부 도시)데발체베를 두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반군이 데발체베 인근 몇개 마을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발체베는 반군 점령지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잇는 교통 요충지로 정부군 측은 그동안 통제해온 이 도시의 일부를 반군이 점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전력 보강을 위해 10여대의 탱크와 군용 차량들을 데발체베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목격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전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평화협상이 무산된 책임을 두고도 쌍방이 비난전을 이어갔다. 발레리 찰리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이날 “분리주의 반군 대표들이 최후통첩성 요구를 제시하면서 우리를 협박하려 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협상 과정이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반면 동부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협상 대표 데니스 푸쉴린은 “우리는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최후통첩에 응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며 오히려 정부 측을 비난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정부 측 협상대표인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은 반군 측이 즉각적인 휴전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좌초됐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는 특히 반군 지도자가 협상에 소극적인 상태이며 이곳에 온 협상단 역시 동부 완충지대 중화기 철수 논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반군 측 대표 푸쉴린은 협상이 깨진 것이 우크라이나 정부 탓이라며 정부가 먼저 교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휴전협정에 명시될 전선을 두고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 체결 당시의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에 들어갈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반군은 민스크 협정의 전선 관련 조항에 자신들은 서명하지 않았으며 이후 반군 장악 지역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새로운 전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협상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대표와 함께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구속력 있는 휴전협정이 다시 논의될 것으로 기대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협상 종료 전 3자 통화에서 휴전협정 도출을 촉구했으나 협상은 4시간 만에 무위로 끝났다. 반군 측은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전역에 공세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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