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당청 대립각 땐 총선 필패" 유승민 "대통령도 당도 잘못했다"
친박계 등 모든 계파 총동원령, 박심 논란 등으로 번질 가능성
2월 임시국회가 2일 한 달간 일정에 돌입한다. 설 연휴가 포함돼 있어 상대적으로 짧은 의사일정에도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한 데다, 새누리당은 2일, 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각각 신임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양당의 새 지도부가 정국 주도권 확보 경쟁을 벌일 경우 대격돌이 불가피하다.
9~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설 연휴‘차례상 민심’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당초 무난한 통과를 예상한 것과 달리, 차남 병역기피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확산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반박한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도 이 전 대통령의 청문회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일전이 예상된다. 연말정산 파동과 관련해 야당과 여당 일각의 증세 논의가 본격화할지도 관심거리다. ‘2월 국회 처리’에 합의한 김영란법과 공무원연금 개혁특위,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여부도 쟁점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2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당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공산이 크다.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도 당도 잘못했다”며 당청 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영 의원은 안정적 협조 관계를 주장하며 방향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원내 지도부는 친박(친박근혜) 계보를 잇고 있지만 전당대회 등에서 뒤집어진 경우도 적지 않아 정치권 이목이 집중돼 있다.
각기 다른 당청 관계로 막판 표심 잡기
이 의원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홍문종 의원은 막판까지 당청 상생과 소통 역량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1일 당사 기자회견에서 “민심이 제대로 수렴될 수 있도록 소통 역량이 있지 않느냐. 경험과 내공이 쌓여있다”면서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고 파열음을 내면 총선에서 필패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당청 관계의 변화를 역설했다. 두 의원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년간 대통령도 잘 하지 못했고 우리 당도 잘하지 못했다”면서 “당선되면 즉각 총선을 향한 민생 정책의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반에는 세월호 사태에 올인한 이 의원에게 다소 유리했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 정부의 잇단 정책 혼선과 대통령 지지율의 급락에 따른 원심력으로 유 의원에 우호적인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이 친박계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는 점에서 친박 대 비박의 대결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앞선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박계가 연전연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는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무성 대표에게 패배했고, 앞서 5월 국회의장 당내 경선에서도 친박계 지원을 받는 황우여 부총리가 정의화 의장에게 패배한 바 있다.
계파별 총동원령 속 박심 향배도 관심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면서 모든 계파가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특히 친박계는 해외 출장중인 의원들까지 동원하면서 세결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및 장관 등 국무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국회의원들까지 투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박계의 동원령이 박심(朴心)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 판세에 미칠 영향은 유동적이다. 앞서 청와대는 통상 화요일(3일)에 열던 국무회의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2월 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3일)을 고려해 2일로 하루 앞당기려다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잡히자 다시 3일 오후로 일정을 잡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3명의 투표를 위한 일정 조율이라는 지적 속에 원유철 의원은 “여야간 표 싸움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해야겠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의원은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결정하면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점을 보다 분명히 했지만, 이로써 수직적 당청관계의 변화는 더욱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반면 유 의원과 손을 잡은 원유철 의원은 계파를 초월한 원만한 관계가 장점으로 거론되지만 4선 의원으로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평가가 문제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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