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내수 하락, 日은 사업 철수
삼성ㆍLG 판매 목표 올리고 공세
TV를 둘러싼 한중일 3국 경쟁에서 올 들어 한국 업체들의 독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 때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업체들이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인해 해외 공장을 잇따라 폐쇄하며 TV 사업 철수 선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대표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해외 공장 가동을 잇따라 중단하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지 업체와 합작 형태로 운영돼 왔던 파나소닉 중국 산둥성(山東省) 공장은 지난달 29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이 곳에선 300여명의 근로자들이 연간 20만대의 TV를 생산해 왔다. 파나소닉은 두 곳의 멕시코 공장의 새로운 주인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 멕시코 공장에선 연간 50만대의 미국 수출용 TV를 제작해 왔다. 파나소닉의 이런 움직임은 선발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데다, 가파른 엔화 하락으로 해외 생산의 이점도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또 다른 TV 제조사인 도시바 역시 이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채산성 개선이 어렵다는 이유로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의 TV 사업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 경쟁에서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한국 업체에 밀려난 게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말 유럽 지역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선언한 샤프까지 감안하면 현재 소니 만이 일본 TV 제조사로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소니 역시 수 년째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이다.
한편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급성장하던 중국 TV 업계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 등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왔던 스카이워스와 TCL 등 중국 내 주요 TV 제조사들의 지난해 자국 내 연간 누적 판매량이 대부분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가전업체 육성과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2007년 말부터 TV 구입시 지원했던 보조금이 2013년 5월부터 중단되면서 내수시장이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TV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이 내수 판매 부진을 메우기 위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품질 경쟁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고수 중인 삼성전자 및 LG전자 분위기는 다르다. 양 사는 올해에도 전년대비 두 자리수대 이상의 판매 성장률 목표치 제시와 함께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태세다.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가 확정적인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판매목표를 약 6,000만대로, LG전자는 4,000만대 이상으로 각각 책정하면서 해외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려나갈 방침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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