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이라크 북부 모술의 중앙 도서관에 IS 무장군인들이 들이닥쳐 이슬람 신앙서적을 제외한 모든 책들을 수거해갔다. 동화책서부터 시집, 철학서 등등 트럭 6대 분량이었다고 한다. 영속적 지배를 노리는 침략자는 언제나 지식과 종교를 통제함으로써 독립적 영혼을 잠식하려 했다.
사진은 지난 달 2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중심가의 알 무타나비 거리 풍경이다. 10세기에 이름을 떨친 아랍권 최고의 시인에게서 이름을 빌려온 저 거리는, 1km 남짓 되는 길을 따라 서점들이 밀집해 ‘책의 거리’로 불린다. 무슬림의 합동예배일(휴일)인 금요일 오후면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 책을 고르며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나눈다고 한다.
지난 달 31일 시아파 군인들이 북부도시 티그리스의 수니파 마을을 공격해 학교 등 시설을 파괴했다. 외신은 무너진 학교 건물 잔해 속에서 책을 끄집어내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저 사진을 올렸다. 지적 자유를 둘러싼 전쟁의 일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자유를 위한 투쟁은 저 곳만의 사정은 아닐 것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바그다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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