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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적나라한 민심의 쓴소리 듣게 해야"

입력
2015.01.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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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복심' 박지원 의원이 말하는 비서실장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비서실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비서실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임무를 잘 수행한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꼽으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온다. 김대중 정부 비서실장을 지내며 ‘DJ복심’으로 불린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박근혜 정부의 차기 비서실장에게 그는 악역하는 조연 역할을 주문했다. 다음달 8일 치러지는 당대표 경선 준비로 분주한 그를 29일 국회에서 만났다.

-‘비서실장 박지원’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내각이 일할 수 있게 옆에서 지원했지 우리(청와대)가 나서지는 않았다. 부처 이기주의가 충돌할 때는 국무조정실을 통해 조정을 해줬다. 오랫동안 함께 정치를 한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던 게 장점이었다.”

-비서실장 시절 힘들었던 점은.

“부통령, 소통령, 代통령이라고 비판할 때 견디기 힘들었다. 임기 말 대통령 건강이 나빠 대면보고를 제한한 것이 오해를 일으켰는데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대통령 건강은 국가 안보 사항이니까.”

-김기춘 비서실장도 부통령, 소통령 얘기를 듣는다. 두 사람의 차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들한테 ‘대면보고 필요해요?’라고 물으면 누가 손들고 하겠다고 하겠냐. 비서실장은 자꾸 만나게 해줘야 한다. 나는 ‘박지원은 간신이다, 쫓아내라’고 말하거나 당시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목사, 박권상 KBS 사장 같이 세상 민심에 대해 적나라하게 말하는 분들까지 만나게 해 대통령이 쓴 소리를 듣도록 했다. 언론인들이 하는 얘기 중 차마 보고할 수 없는 심한 내용은 A4 용지에 정리해서 관저에 놓고 나왔다. 관저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대통령이 전화로 불같이 화를 내지만, 다시 5분도 안 돼 ‘자네라도 이런 얘기를 해 줘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비서실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 심기관리도 잘 해야 하지만 국민의 소리를 가감첨삭 없이 보고해줘야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박지원 의원.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박지원 의원.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김기춘 실장이 부족한 게 무언가.

“소통 부족이다. 내각, 여야와도 소통을 안 한다. 나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야 의원들을 만나 설명했다. 당시 정형근 의원이 DJ 킬러였다. 나하고 얼마나 자주 만났으면 나중에 햇볕정책 옹호론자가 됐다. 한번 정형근 의원의 5년 발언 변천을 찾아봐라. 그만큼 소통이 중요한 거다.”

-비서실장에게 꼭 필요한 역할을 꼽는다면.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듣기 힘들다. 비서실장이 그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내각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차기 비서실장에게 조언을 해달라.

“김 실장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도마뱀도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팔과 다리를 잘라내는 재주가 있다. (지금 김 실장이)나가겠다고 하면서 내각과 비서실 개편을 하고 나가는 그 자체가 틀렸다. 비서실장은 잔인한 결정도 하고 악역도 해야 한다. 정윤회와 문고리 권력 문제가 처음 나왔을 때 잘라줬으면 이렇게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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