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가동… 60년간 활용, 2단계 처리장은 2019년 완공
국내 첫 중ㆍ저준위 방사능폐기물처리장(방폐장)인 경주 방폐장이 오는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올해 처분량은 4,200드럼으로 정해졌고, 2단계 처리장은 2019년 말에 완공된다.
정부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개최해 이런 내용이 골자인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을 심의ㆍ확정했다. 원자력진흥위원회는 원자력진흥법에 따라 설치된 중요사항 심의ㆍ의결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위원 5명, 민간위원 6명 등 11명으로 이뤄진다.
2009년 방사성폐기물관리법 시행 이후 5년 만에 기본계획이 나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시행계획을 수립, 체계적으로 중ㆍ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용 승인으로 운영이 가능해진 경주 방폐장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처분용량은 10만 드럼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예비ㆍ인수ㆍ처분검사 등 3단계 안전성 검사를 거쳐 올해 200ℓ 드럼 4,200개를 처분하고, 중준위 폐기물 등 방사능 준위가 높은 폐기물을 위한 여유 공간을 감안해 처분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굴처분시설에 건설된 높이 50m에 지름 27m인 사일로(silo) 6개는 앞으로 60년간 원자력발전소와 산업체, 병원 등에서 발생한 폐기물로 채워진다. 처분이 끝나면 쇄석으로 메워지고, 콘크리트로 입구가 영구 봉인된다.
2단계 처분시설은 지하 동굴이 아닌 천층방식으로 2019년 건설된다. 30m 정도로 땅을 파 방벽시설을 만들고 방사능 방출이 적은 저준위와 극저준위 폐기물을 넣은 뒤 폐쇄하는 방법이다. 당초 계획은 내년에 2단계 시설 완공이었지만 원자력진흥위원회는 공사기간 2년과 안전성 검증, 주민 수용성 확보 기간 등을 감안해 완공시기를 3년 늦췄다. 12만5,000드럼 처분이 가능한 2단계 시설 건설에는 1단계 건설비(6,660억원)의 38% 정도인 2,58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원전과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중ㆍ저준위 폐기물은 12만9,240드럼 이다. 앞으로 60년간 전국 원전에서 60만500드럼이 발생하고, 원전 이외에서는 4만5,000드럼의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주 방폐장 처분능력을 몇 배 뛰어넘는 양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기술 개발 등 효율화 노력과 함께 주민 수용성을 위한 정보공개와 지역지원사업 등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원자력진흥위원회는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 이외에 향후 20년간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연구용 원자로 수출 추진방안을 논의했고, 추진 중인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현안도 검토했다. 첨예한 쟁점인 사용 후 핵연료 관리대책은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마련되는 대로 조속히 수립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미국과는 전략적 파트너로 지속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고, 한미 원자력 공동연구는 사용 후 핵연료 등 현안 해결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사용 후 핵연료 관리계획 수립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해달라”고 위원들에게 당부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