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계약 만료 앞두고 희비 갈려
올 시즌 프로농구는 계약 만료를 앞둔 감독들이 유독 많다. 10개 팀 감독 중 5명이 심판대에 올랐다. 프로농구 대표 명장으로 손꼽히는 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과 전창진(52) 부산 KT 감독을 포함해 추일승(52) 고양 오리온스 감독, 허재(50) 전주 KCC 감독, 문경은(43) 서울 SK 감독이 대상이다.
어느덧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가장 느긋한 사령탑은 유 감독이다. 그는 29일 현재 정규시즌 통산 494승을 쌓아 감독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6승만 더 추가하면 기념비적인 500승 고지를 밟는다.
최근 2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은 유 감독은 올 시즌에도 29승10패의 빼어난 성적으로 SK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10년 재계약 당시 연봉 4억 시대를 열면서 5년 총액 20억원에 도장을 찍었던 그는 모비스로부터 최고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사령탑 최고 연봉은 전 창진 감독의 4억5,000만원이다.
통산 422승으로 유 감독을 좇고 있는 전 감독은 KT와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는 2012년 재계약 당시 3년 계약 기간 안에 우승을 일궈내겠다고 강조했지만 지난 2년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19승22패로 7위에 처져 힘겹게 6강 싸움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전 감독은 KT와 재계약이 불발되더라도 다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형님 리더십’으로 평판이 좋은 문 감독은 재계약이 유력하다. 2011년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팀을 강 팀 반열에 올려놨다. 대행 시절이던 2011~12시즌 19승35패(9위)로 혹독한 지도자 신고식을 치렀지만 2012~13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해 44승10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구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SK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추 감독은 올 시즌 우승으로 결과를 내야 한다. 실제 지난달 18일 대형 트레이드로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 삼성으로부터 올해 최고 외국인선수로 평가 받는 리오 라이온스를 데려오며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비록 정규시즌 순위는 4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단기전에서 챔피언을 노려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농구 대통령’ 허 감독은 최근 좀처럼 웃을 일이 없다. 2005년 KCC 감독 부임 이후 두 차례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오른 것 말고는 큰 성과가 없다. 2012~13시즌 최하위, 2013~14시즌 7위, 이번 시즌 9위로 성적을 못 냈다. 특히 올해 군 복무를 마친 221㎝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 정상급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합류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이탈로 순위표 아래에 머물러있다. 허 감독은 정몽익 구단주, 최형길 단장 등 같은 용산고 출신의 구단 고위층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허 감독의 지도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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