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친 줄 몰랐다" 진술 불구 정황상 사고 직후 인지했을 듯
'크림빵 뺑소니' 사망 사건 피의자 허모(37)씨는 사고 당시 만취 상태였으며 사고를 내고 며칠동안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정황상 사고 직후 인지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허씨는 또 사고 차량을 농촌 부모 집으로 옮긴 뒤 부품을 사서 직접 수리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에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부인의 설득으로 자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박세호 청주 흥덕경찰서장은 3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허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경찰은 이날 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다음은 박 서장과의 일문일답.
-- 피의자 허씨가 자수하게 된 동기는.
▲ 경찰이 천안의 부품대리점에서 윈스톰 부품을 판매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 29일 카드 전표를 확보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해당 신용카드사에 사용내역 조회 협조를 요청했더니 카드사에서 피의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걸 느낀) 허씨는 (자살하려고) 소주와 수면제를 장만해 산에 올라갔으나 마을을 바꿔 하산한 뒤 부인으로부터 "이미 경찰에 자수의사를 밝혔다"는 설득 전화를 받고 자수했다.
-- 사고 발생 19일 만에 뒤늦게 자수한 이유는.
▲ 범행 나흘 뒤에 언론을 통해 사망 사고를 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죄책감을 많이 느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주변을 정리하다가 기회를 놓쳤다고 진술했다. 그러다 신용카드사의 전화를 받고, 부인을 통해 윈스톰이 용의차량으로 특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한 뒤 심적 압박감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 허씨는 사고 당시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진술했는데.
▲ 사고를 낸 뒤 운행한 코스는 아는 사람 이외에는 잘 가지 않는 길이다. 뒤에 추적해오는 차량이 없었다고 한 진술로 미뤄 사고 당시 차량에 치인 것이 사람일 수도 있다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으로 본다.
-- 허씨가 음주운전을 했다는데.
▲ 동료 2명이 함께 술을 마셨는데 혼자 4병가량 마신 뒤 음주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 사고 차량을 부모의 집에 두고 직접 수리했다는데, 이유는.
▲ 지난 21일 음성 부모 집에 차량을 옮겼고 사흘 뒤인 24일 부품을 구입, 직접 수리했다. 차량을 압수해보니 수리한 곳도 있고, 약간 파손된 흔적 그대로 둔 곳도 있었다. 수리업체에 맡기면 범행이 발각될까봐 그랬던 것 같다.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함께 천안에 가서 부품을 사서 수리했다.
-- 아내에게는 범행 사실을 털어놨나.
▲ 허씨는 사고 당일 술에 만취해 들어와 부인에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토요일 새벽에 들어와 온종일 자고, 일요일께 차량이 부서진 것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 애초 경찰이 용의차량을 BMW로 특정한 이유는.
▲ 피해자를 부검한 결과 다리에 생긴 골절부위가 승용차 차체 높이와 비슷했다. 처음에 확보한 폐쇄회로(CC)TV상에도 사고 지점을 통과한 뒤 대로변으로 나간 차량은 BMW뿐이었다. 피해자가 차에 치어 30m가량 붕 떠서 떨어진 점으로 미뤄 과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과속을 하려면 직진했을 것이라 추정한 것이다.
-- 뒤늦게 사고현장에서 불과 170m 떨어진 지점에서 윈스톰 차량이 찍힌 CCTV를 확보한 경위는.
▲ 저희들의 불찰이다. 새로운 CCTV를 발견해 결과론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현상금은 신고자인 부인에게 주나.
▲ 현상금에 대해서는 규정과 절차에 따르겠다.
--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무단횡단 한 것인지 비난이 일자, 사실여부를 가려달라고 요구했는데.
▲ 사고 장소는 교차로이지만 횡단보도는 없다. 현재로서는 무단 횡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횡단보도 설치 여부를 검토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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