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유럽에서 이슬람포비아(이슬람 공포증)가 만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프랑스 정부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구별 웹사이트를 개설해 반(反)이슬람정서를 더 조장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30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자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 격퇴 정책에 이미 4억8,0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 중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대테러 정책에 6,000만달러가 투입됐고 일환으로 지난 28일 정부의 새 홈페이지에 반지하디스트 구별 홈페이지를 공개했다.
홈페이지에는 프랑스 사람들을 시리아와 이라크 IS 부대에 합류하게 현혹했던 IS의 홍보 문구를 보여준 후 IS 대원이 총알받이로 죽어가는 등 열악한 실상을 고발하는 동영상이 게재돼 있다. 뿐만 아니라 급진주의자의 잠재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첫 조짐’을 안내하는 차트를 싣기도 했다.
이 차트에는 주의를 요하는 사람의 행동 변화들이 실려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웹사이트를 빈번하게 방문한다’와 같은 뚜렷한 조짐과 ‘식습관이 갑작스럽게 변해버린다’, ‘운동 활동을 그만두게 된다’, ‘보다 더 전통적인 의상들로 옷장을 채워나간다’, ‘오랜 친구들과 연락을 끊거나 학교 혹은 직장을 관둔다’ 등 주의를 요하는 조짐들이 나와 있다. ‘음악을 듣지 않는다’와 같은 애매모호한 행동 사례도 제시돼 있다.
이 차트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 차트만으로 지하디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극단주의자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테러리스트들은 프랑스 정부의 생각과 달리 사상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하는 이샨 타루어는 트위터에 “최근 체육관에 잘 가지 않았고, 종종 헤드폰을 잃어버리기도 했는데 만약 프랑스에 살았더라면 의심받을 뻔했다”라며 프랑스 정부를 조롱했다.
이 차트는 미국의 지하디스트 구별 프로그램인 ‘다시 생각해보고, 돌아가라’는 캠페인처럼 비난과 조롱을 살 여지가 많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당황스럽고 비효율적이다”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고, 돌아가라’ 캠페인 측은 단념하지 않는 대신 오히려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의 반지하디스트 캠페인을 환영한다는 글을 남겼다.
함지현 인턴기자 (한양대 국어국문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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