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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잡혔나… 신규 환자 한 주 100명 이하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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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잡혔나… 신규 환자 한 주 100명 이하 진입

입력
2015.01.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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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설 확충 등 대응 능력 향상… 진정 국면 조심스럽게 전망

과소 보고 가능성·변종 출현 등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피터 살라마 유니세프 에볼라 긴급대응 총괄팀장이 29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유럽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시리아와 그 밖의 국가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어린이들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피터 살라마 유니세프 에볼라 긴급대응 총괄팀장이 29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유럽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시리아와 그 밖의 국가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어린이들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3개국(시에라리온ㆍ기니ㆍ라이베리아)의 에볼라 감염 신규 환자가 처음으로 한 주에 1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대응능력이 향상돼 에볼라가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나 신규 감염환자 과소 보고, 변종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 펴낸 보고서에서 “25일 기준으로 지난 한 주 동안 서아프리카 3개국의 에볼라 감염자 수가 모두 99명(기니 30명ㆍ라이베리아 4명ㆍ시에라리온 65명)으로 집계됐다”며 “한 주간의 신규 감염자 수가 처음으로 100명 미만으로 감소해 에볼라 전염병 대응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은 계속 감염자 수가 감소했고, 기니만 세네갈과 국경을 접한 북부에서 새로운 감염 사례가 보고돼 신규 감염자가 전 주(20명) 보다 10명이 늘었다. 서아프리카 3개국의 감염자 수는 2만2,057명, 사망자는 8,795명이다. WHO는 “감염자 중 입원해 사망하는 비율은 이들 3개국에서 54~62% 정도로 여전히 치사율은 높다”고 말했다.

신규 환자가 감소추세인 건 국제사회의 도움 등으로 전반적인 대응 능력이 향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WHO는 “감염 확진 또는 의심 환자 당 침대 2개씩, 격리 치료할 충분한 여건을 확보했고, 에볼라로 사망한 경우 매장할 공간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한창 에볼라가 확산할 때처럼 환자들이 넘쳐나 의료시설이 감당해내지 못하거나 시신이 거리에 버려지는 경우는 적어도 없다는 것이다. 최근엔 “에볼라 감염 환자가 줄어들어 미국이 라이베리아에 설치한 의료센터가 텅텅 비었다”(워싱턴 포스트)는 보도까지 나왔다. 에볼라가 퍼진 3개국과 인접한 기니비사우, 코트디부아르, 말리, 세네갈 등 이웃 국가들이 이들 3개국과 정보공유 및 감시를 확대한 영향도 있다.

그러나 에볼라가 확실히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23일 “실제 신규 감염된 사례 보다 당국에 보고된 건수가 적다”고 지적했다. WHO도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을 들며 신규 환자 과소 보고 가능성을 인정했다. WHO 관계자는 “1월 셋째 주에 시에라리온 외곽 지역에 있는 한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 수십 구를 발견했다”며 “에볼라 신규 발병 가능성이 과소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창궐이 장기화하면서 변종 바이러스 출현 우려도 현실이 됐다. BBC는 “지난해 3월 에볼라 발병을 확인한 파스퇴르 연구소가 최근 기니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변종 발생 사실을 확인했으며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 강도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에이즈 바이러스(HIV)나 독감 바이러스처럼 돌연변이 발생이 높은 RNA형이어서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견했었다.

이 연구소의 아나바즈 사쿤타바이 박사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변이로 진단과 치료 대응이 시급해졌다”며 “에볼라 퇴치를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 변종은 인체에 대한 치명성은 줄지만 전염성은 강해진다”며 “변종 중 전혀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사례도 있어, 변종 감염자들이 에볼라를 더 쉽게 전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가능한 이른 시일에 에볼라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건설하기 보다는 신규 감염 조기 발견 및 관리, 에볼라 사망자의 안전한 장례와 매장, 각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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