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학교 급식 규제로 설 땅 좁아져
신개념 메뉴ㆍ서비스 속속 도입
그래머시홀ㆍ델라코트ㆍ에이치키친…
고급 브랜드로 백화점 고객 공략
중국ㆍ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확대
지난달 24일 문을 연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11층 푸드코트는 입구에서 직원의 자리 안내를 받은 후 자리에서 주문과 계산까지 끝낼 수 있다. 이제까지 백화점 푸드코트는 먼저 계산하고 번호표를 받은 후 해당 코너에서 음식을 받아오지만 이를 확 바꾼 것이다. 소문이 나면서 점심시간엔 20~3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 개점 이후 28일까지 매출이 일반 푸드코트로 운영할 때보다 20% 늘었다. 신세계푸드가 첫 선을 보인 신개념 푸드코트 ‘그래머시홀’1호로 앞으로 신세계백화점 다른 점포에도 확대된다.
대기업 급식업체들이 변신하고 있다. 예전에는 기업이나 학교 급식에 치중했으나 학교급식 직영이 의무화되고 대기업 급식업체의 관공서 입찰 제한 등의 규제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식 업체들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고급 브랜드 푸드코트를 운영하거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11월말 재개장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푸드코트를 놓고 아워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경합 끝에 ‘델라코트’라는 브랜드로 사업권을 따냈다. 또 시그니처타워, 전경련회관, 삼성서울병원 등 15개 지점에서 델라코트를 운영 중인데 앞으로 대형쇼핑몰, 사무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12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해 30여개 삼성전자와 대만업체들의 단체급식을 수주해 하루에 약 6만식을 제공하면서 2013년 18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이보다 60%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는 베트남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는 계열사 인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각각 그래머시홀과 에이치키친(h키친) 등의 브랜드 내걸고 백화점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에이치키친은 스페인 스타일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메뉴를 고급화하며 8개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운영 중인데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1.2% 늘었다. 압구정 본점에서는 무인주문기를 통해 음식을 자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무역센터점에서 모바일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응용소프트웨어(앱)를 29일 내놨다. 현대그린푸드는 201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해 하루에 3만5,000식을 제공하고 있는 등 해외에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동남아시아 진출도 검토 중이다.
범(汎)LG가(家)인 아워홈은 여의도 IFC몰과 세브란스병원, 롯데 아울렛, 롯데마트 등 8개 점포에서 푸드코트 ‘푸드엠파이어’를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LG와 두산계열 기업들의 급식을 담당하며 2013년 3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 아모제푸드는 지난해 10월 잠실 롯데월드에 푸드코트‘푸드캐피탈’을 600여석 대형규모로 여는 등 롯데백화점 10개점, 이마트 1개점, 롯데월드 2개점 등 총 17개의 점을 운영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급식업체들이 계열사 백화점에 입점하거나, 계열사가 진출한 해외 시장에 뒤따라 가는 수준이지만 메뉴와 서비스를 고급화하면서 비계열사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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