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주택대출 도입 결정과 건보체계 개편 관련 쓴소리
정책 혼선 당에 불똥 차단하고 당청 주도권 장악 포석인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정부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29일 이례적으로 정부를 향해 두 번이나 쓴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먼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대 주택대출 도입결정과 관련해 "집값이 떨어질 때 은행 원금을 보장해주기 위해 공적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선다는 것인데 추후 집값 하락 시 손실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정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과거 대한주택보증의 전신인 주택사업공제조합의 경우 재정이 악화돼 정부 예산이 투입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정확한 미래예측성을 가진 제도 설계가 아니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대표는 이어 보육교사 관련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강보험 체제개편 무기한 연기와 관련, "개혁도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갖고 해야 성공하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가)밀어 붙이니 그건 안 된다. 과유불급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증세를 전가의 보도처럼 인식하는 것은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각을 세우면서 복지와 증세 논쟁에 불을 붙였다.
김 대표의 연이은 대정부 비판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정책의 혼선이 계속될 경우 후폭풍이 고스란히 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당정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차기 원내대표의 향배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당내 리더십의 균형추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그러나 당청관계를 두고는 연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당청이 한 몸이라는 자세에서 더욱 막중한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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