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장·쇼핑몰 사업 등 실패
커피심부름 등 밑바닥부터 배워
하루 3시간 자며 일에 몰두
“실패는 가장 든든한 자산”

김상민(35ㆍ사진) ‘한국파워블로거’ 대표는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온라인마케팅 업계 강자다. 웹이나 모바일 포털 카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체험단운영 지식 파워링크 등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홍보해 주는 온라인마케팅 대행사로, 고객맞춤형 광고전략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김씨는 다른 회사와 달리 정식으로 회사를 차려놓고 공개 영업적으로 영업,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바닥에선 드러내지 않고 암암리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명의 직원을 데리고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반 기업 입장에선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여도 온라인마케팅 업계에서는 대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요즘은 기업체 강의요청이나 창업을 준비중인 사람들의 온라인마케팅 컨설팅 의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엔 대전지사, 올해는 부산지사를 설립했다. 지사 개설은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 지난해엔 지역 한 방송사 산하 기업 고문을 맡았다. 네이버114바이럴마케팅(네티즌들이 이메일이나 공유 등을 통해 광고 콘텐츠를 널리 퍼뜨리는 것) 멘토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에게도 뼈아픈 실패의 기억이 있다. 누구보다도 눈물 젖은 빵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전문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비정규직 경호원 등을 전전하던 그는 군 제대 후 합기도 도장을 차렸다가 학력차별의 쓴 잔을 마시고 주저앉기도 했다. “달서구 지역에서 시작했는데, 1년 만에 수강생이 100명 정도로 늘었다. 주변 지역에서 1, 2위를 다투는 규모였는데, ‘정말 세상살이 쉽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던 도장은 5년 만에 뜻밖의 일로 문을 닫았다.
어느 날 수강생 하나가 “관장님, 어느 대학 나왔어요?” 라고 묻길래 별 생각 없이 “전문대 체육과를 졸업했다”고 한 것이 화근이 될 줄 몰랐다. 그 아이는 이튿날부터 발길을 끊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하나 둘 관원 수가 계속 줄기 시작했다. 알고 봤더니 초등학교 교사인 문제의 수강생 모친이 “전문대 출신 관장에게 자식을 맡기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며 다른 수강생 부모들도 부추겼기 때문이다.
야외수업 중 수강생 한 명이 허벅지가 부러지는 대형 사고가 난 것은 치명적이었다. 단순 사고였지만 이벤트사 직원이 보험료를 받고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자 잠적했기 때문이다. 순조롭게 해결될 줄 알았던 사고는 김씨 스스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부담해야만 했고, “가방 끈 짧은 관장이 애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고를 냈다”는 흑색선전이 확산하면서 반 년 만에 폐업을 해야만 했다.
“학력보다도 나만 성실하면, 나만 열심히 하면, 실력만 있으면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했는데 허탈했다. 학력도 학력이지만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제 대학 야간부에 진학했고, 온라인 사업에 눈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부모와 친지들로부터 4,000만원을 빌려 2년의 준비 끝에 시작한 온라인쇼핑몰은 1주일 만에 보기 좋게 망했다. 의욕만 앞선 탓이다. “왜 망했는지 따져보았더니 마케팅력 부족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지인의 온라인마케팅 사무실로 출근해 사무실 청소, 커피 심부름 등 밑바닥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한 1년 배우고 나니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9년 온라인마케팅 분야에 진출했다”며 “잘 풀리는 것 같던 사업은 과욕으로 한꺼번에 8,000만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며 또 한번의 실패담을 풀어 놓았다.
그는 “성공을 위한 합리적인 욕심은 바람직하지만 분에 넘치면 필망이라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며 “전세로 살던 신혼 집을 월세로 돌려 재기를 위한 밑천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원룸에 기거하며 월세 20만원 사무실에 6대의 컴퓨터를 설치하고, 하루 3시간밖에 자지 않으며 미친 듯이 일했다. “1년 정도 지나니 다시 전셋집을 얻을 정도가 됐다”며 “정말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으로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그 동안 경험과 실패의 교훈을 담은 책을 집필 중이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온라인쇼핑몰 창업컨설팅 및 홍보 교육 등 재능기부에도 나섰다. “학력차별과 쇼핑몰사업의 실패 등이 지금의 온라인 강자 한국파워블로거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며 “실패는 가장 든든한 자산”이라고 피력했다.
김민규 엠플러스한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