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켕기는 것 없다" 정면돌파 승부수 "장가 안 간 자식 신체까지 공개
비정한 아버지 됐다" 눈시울도… 野 "수술 확인만으로 의혹 해소 안 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공개검증에 나섰다.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병역면제 의혹만큼은 확실히 털어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차남에게 증여한 18억원 상당의 토지에 대한 투기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증을 통한 ‘전방십자인대 재건 수술’ 확인만으로는 병역기피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고 맞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차남에 대한 공개검증 실시 계획을 밝히면서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내가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앞서 공개검증을 약속한 바 있지만, 시기와 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터라 다소 전격적인 조치인 셈이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이날 공개검증이 진행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들어서면서 “건장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촬영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이명철 교수(정형외과)는 공개 검증 이후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며 “이 후보자 차남의 대퇴골과 견골에 터널이 있고 금속물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병역면제 판정에 대해선 “병무청 소관이지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수술 이전 MRI 사진 검토 결과 이 정도면 수술 받은 것이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증에선 당초 알려진 MRI 촬영이 아닌 엑스레이 촬영으로 진행되자 일부 시민단체의 이의가 제기됐고, 서울대병원 측은 MRI 촬영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후보자 차남은 2004년 10월 미국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2005년 12월 미국에서 재건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전인 2005년 7월 두 차례 신체검사에선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 받은 2006년 5월 신검에서야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중요한 것은 2005년 2차, 3차 신검을 받을 당시 이 후보자 차남의 무릎 상태”라며 “인사청문특위에도 2005년 2월 미시간대에서 찍은 MRI 사진과 같은 해 7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05년 사진을 근거로 병무청이 공익근무 판정을 내린 점으로 미뤄 병역기피를 위해 무릎 수술을 받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새정치연합은 당시 병무청 관계자에 대한 증인 신청도 요구할 예정이다.
일부 언론은 이 후보자가 2003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사고 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진 의원도 다운계약서 의혹과 관련해 “당시 매매계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카메라 앞에서 제한된 자료를 내놓고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쇼를 당장 집어치울 것을 촉구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총리실 청문회준비단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양도세도 정상 납부했다”면서 해당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을 거론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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