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우편·금융사업 한계… 오래된 우체국, 카페·호텔 변신
오래된 우체국 건물이 호텔과 카페로 변신한다. 우편물량이 줄어들면서 날로 쓰임새가 떨어지는 우체국이 위기탈출을 위해 부동산 임대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29일 이 같은 우체국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본은 전국 3,600개 우체국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래된 우체국 200곳을 호텔, 카페, 사무실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 외국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공간이나 커피전문점, 지역 우수제품 판매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우선 우본은 건물이 가장 오래된 서울 마포 영동 여의도 구의동 우체국 네 곳을 2,755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지상 9~23층 규모의 건물로 다시 짓는다. 가장 덩치가 큰 여의도우체국의 경우 1,708억원을 투입한다. 우본 관계자는 “내년부터 4개 우체국의 재건축 설계작업을 하고 2019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재건축 후 30년 간 임대업에 활용하면 약 9,968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민간 참여 방식으로 개발한다. 우본은 현재 서울 용산 양천, 경기 안양 성남우체국, 부산 해운대수련원 5곳을 대상으로 민간 참여 방식의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하고 있다. 분석이 완료되면 제안공모 방식을 통해 용산우체국부터 순차 개발할 계획이다. 우본 관계자는 “용산우체국은 재건축 뒤 호텔로 바뀔 가능성이 크고 다른 곳은 내부 여유공간을 늘려 외국인 관광객 체험공간이나 커피전문점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체국의 대대적 변신은 이메일, 메신저 등 우편을 대신할 만한 디지털 서비스의 확산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우체국 금융사업까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우본에 따르면 우편사업 손실규모는 지난해 585억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본은 올해 임대업 등을 시작으로 다른 수익원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앞으로 공공서비스 혁신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새로운 사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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