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줄지 않으면 리우 출전 불가능
박태환(26)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29일 국제수영연맹(FINA) 홈페이지엔 최근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징계가 확정된 선수들의 사례가 게시돼 있다. 박태환처럼 테스토스테론(근육강화제) 성분이 검출된 선수들은 대부분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브라질의 에반드루 비니시우스 시우바, 우크라이나의 옥사나 마르추크, 카자흐스탄의 엘미라 아이갈리예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도핑 검사에서 나란히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났다. 물론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하고도 6개월짜리 징계를 받은 유럽 선수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선수는 조사 결과 코치가 몰래 약물을 음식물에 섞은 사실이 참작됐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FINA가 채택한 세계도핑방지규약에 따르면 도핑 적발에 의한 자격정지는 기본적으로 2년∼4년이다. 2년을 기준으로 해 정상 참작 가능한 사정이 있으면 줄어들기도 하고, 가중 처벌 요건을 갖췄다면 4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박태환이 복용한 테스토스테론은 비특정 약물로 분류돼 보다 엄격한 제재가 뒤따른다. 면책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타인이 음해할 목적으로 주사를 놓았다면 경감사유가 되지만 박태환은 이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테스토스테론은 아니지만, 한국 수영선수 김지현은 감기약을 복용했다가 기관지 확장제인 클렌부테롤이 검출돼 지난해 5월13일부로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3일 FINA의 도핑 테스트에 응했다. FINA는 검사과정에서 오염으로 인한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그의 소변을 AㆍB 두 개의 샘플로 채취했다. 양성 반응이 나온 A샘플 결과는 10월 말, 박태환 측의 이의 제기로 재차 진행된 B샘플 검사 결과는 12월 중순 박태환 측에 전달됐다.
FINA는 두 샘플에서 모두 양성 반응이 나오자 박태환에게 ‘일시 선수 자격 정지’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어떠한 대회도 참가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박태환의 최종 징계 수위는 내달 27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FINA 청문회에서 결정된다. 올림픽 출전 여부도 여기서 판가름 난다.
박태환이 앞선 선수들의 사례처럼 2년으로 확정된다면, 2016년 9월3일까지 선수로 뛸 수 없다. FINA는 도핑 테스트에 응한 시점부터 선수 자격 상실을 부여하기 때문에 2016년 8월5~21일 열리는 올림픽 참가도 물 건너 간다. 한 수영 관계자는 “2년이 유력한 상황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징계 감면을 위해 대한수영연맹이나 박태환 측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6개월 만 줄어든다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박태환은 곧 훈련을 시작한다. 박태환 측 관계자는 “도핑 적발과 무관하게 선수의 본분에 따라 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해왔던 박태환은 새로운 전지훈련지를 물색하기 위해 이달 초 미국으로 떠나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스윙맥 캐롤라이나 클럽에서 2주 동안 머물렀다. 그러나 전지훈련 장소나 새로운 코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