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철도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중대형 장비의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단순 상품 수출에서 탈피, 장비를 통해서 중국의 쩌우추취(走出去ㆍ해외진출)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해외 진출은 역풍도 맞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8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소집, 철도와 원자력 발전 등 중대 장비 국제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리 총리는 또 강철, 건축자재, 방직공업 등을 중심으로 국내의 장비를 이용해 해외에 생산 라인 등을 건설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리 총리가 해외 순방 때마다 중국 철도 및 원전 수출의 적극 추진하며 가시적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이미 터키, 베네수엘라, 인도, 멕시코, 나이지리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 철도 및 차량 수출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프리카 지역의 철도도 대부분 중국 손에 건설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중궈베이처(中國北車·CNR)가 미 매사추세츠주 교통 당국과 총 284대의 지하철 차량을 6억5,800만달러(약 7,120억원)에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8,000㎞에 가까운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의 원전 건설 국유기업인 중국핵공업건설집단(CNEC)도 이미 파키스탄 원전 2기를 수주했다. 중국은 3세대 원전 ‘화룽(華龍) 1호’를 개발,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방글라데시, 태국, 인도네시아와 남미 국가들에게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고속철과 원전은 중국 국내 시장의 경험과 기술 축적이 경쟁력의 바탕이 되고 있다. 중국의 고속철은 이미 총 연장이 1만㎞를 넘어섰다. 중국은 또 원전 22기를 운영중에 있고 현재 26기를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느 나라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고속철과 원전을 지을 수 있다는 게 중국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이러한 중국의 ‘쩌우추취’에 대한 역풍도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잇는 210㎞의 고속철 건설공사 입찰에서 중국철도총공사가 37억5,000만달러(약 4조원)을 써내 낙찰자로 선정됐다 입찰 과정의 불공정 의혹과 비판 여론이 일면서 선정이 취소됐다. 최근 반(反)긴축을 선언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한 그리스에서도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매각하려던 이전 정부의 정책이 중단되며 이곳의 운영권을 확보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좌초될 위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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