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반이슬람운동단체인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dl 지도부의 잇단 사퇴로 지도력 공백 상태에 빠졌다.
28일 독일 주간지 슈테른에 따르면 루츠 바흐만 페기다 대표가 지난 21일 사임한 뒤 대변인으로 실질적 지도자 역할을 겸했던 카트린 오어텔이 전날 내부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어텔과 함께 부대표급 인사인 베른트-폴커 린케, 레네 얀, 토마스 탈라커, 아힘 엑스너도 물러났다.
페기다는 지도부 공백으로 내달 2일 열릴 예정인 월요 시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페기다는 드레스덴을 거점으로 정기 월요시위를 열어 독일 내 반이슬람 운동을 주도해왔다. 바흐만 전 대표는 콧수염을 하고 머리카락을 왼편으로 빗어 넘겨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흉내 낸 사진을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게 알려진 뒤 사퇴했다.
슈테른은 바흐만이 사퇴 뒤에도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 했다는 사퇴자들의 비판을 전하며 지도부 내부 알력이 이번 사퇴에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페기다는 세자녀를 가진 오어텔이 주변의 적대감과 위협, 불이익 등으로 사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페기다의 주장과 달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지도층과 지식인들의 비판, 반페기다 세력의 결집, 바흐만 등 페기다 지도부의 도덕적 문제 등이 겹치며 페기다 지도부가 붕괴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일 정치학자 하요 푼케는 “페기다 운동 종언의 시작”이라며 “지도부가 찢어지고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선 운동을 지속할 수 없다”고 슈피겔 온라인에서 주장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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