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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가능성 점점 높아지는데…고심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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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가능성 점점 높아지는데…고심하는 정부

입력
2015.01.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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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승전 70주년 金 참석" 재확인

朴대통령 관례상 답방 차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공조 등 변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5월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자 덩달아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미ㆍ한러관계 등 외교 변수에 남북관계와 국제정치 역학구도까지 고려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크렘린궁 공보실은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제1위원장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28일 재확인했다. 공보실 측은 “약 2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을 확인했으며 북한 지도자도 그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김정은의 방러는 확실해 보인다.

이런 흐름에 가장 곤혹스러워진 건 한국 정부다. 러시아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5월 행사 초청장을 보낸 상태다. 박 대통령 취임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한 차례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외교관례상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갈 차례다. 또 승전 60주년 행사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전례가 있고, 반(反)파시스트전쟁 승리 기념이라는 행사 명분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북한 지도자가 참석하는데 박 대통령이 불참했다간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외교부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국제공조 움직임 등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제난에 처한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당분간 대러 제재를 풀 기미가 없고, 우크라이나 내전 상황도 지속되면서 5월 이전 특별한 전기가 없는 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 유럽연합(EU) 국가들까지 불참할 경우 한국 대통령만 참석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설령 현지에 가서 남북 정상이 만나도 ‘정식회담’보다는 ‘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4월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 5월 전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 9월 중국의 전승기념행사 등 다른 국제일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여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3월말쯤 결정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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