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가 28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자국 인질과 수감 중인 테러범을 교환하자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맹방인 미국의 반대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조종사와 수감자를 교환하겠다는 제안을 IS에 전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요르단은 미국이 주도하는 IS 공습에 중동국가중 맨 처음으로 가담할?정도로 양국 관계는 돈독하다. 요르단 정부의 이런 결단은 자국 조종사를 살려야 한다는 국내 여론에 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르단이 맞교환 카드를 뽑긴 했지만 보통 테러단체가 벌이는 인질극의 협상 주도권은 이들에게 있다는 점에서 IS가 자신이 던지지도 않은 요르단 정부의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일본인 인질은 프리랜서 언론인인 반면 요르단 조종사는 IS 공습 작전에 직접 가담한 만큼 IS는 이들 두 인질에 똑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IS가 요르단 정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요르단 정부도 수감자를 석방할 명분이 없어지면서 2개국이 엮인 이번 인질극의 상황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거물급 테러범인 알리샤위의 석방이 IS의 당면 목표인 만큼 요르단 정부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 IS의 입장은 요르단 정부가 알리샤위를 석방하면 인질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라 그 반대가 일본인 인질이 아닌 요르단 조종사여도 이들에겐 별다른 손해가 없다.
비공식적이지만 IS가 수감자와 인질을 교환한 사례도 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9월 이라크 모술 주재 총영사 등 자국 인질 46명을 구출하는 작전을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언론들은 인질 교환에 따른 석방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터키 인질 49명이 풀려나는 대신 시리아 반군 리와알타히드가 억류한 IS 포로 50여명을 풀어줬다고 전했다. 리와알타히드는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의 분파로 IS와 여러 차례 접촉 끝에 인질 석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부 성향의 터키 일간지인 예니샤파크도 당시 인질 석방 과정에서 “IS에 중요한 이름들이 사용됐다”며 인질교환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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