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조달시장에서 납품계약을 따낸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기업들은 지분출자나 임원 겸임 등의 방법으로 중소기업을 거느리며 2년간 1,014억원을 챙겼다.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 중인 3만924개 기업을 조사해 삼표 다우데이타 팅크웨어 유진기업 한글과컴퓨터 케이씨씨홀딩스 멜파스 대동공업 오텍 쌍용양회공업 고아정공 네패스 등 19개 중견ㆍ대기업이 설립한 위장 중소기업 26개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레미콘기업 삼표는 그룹 회장의 친족이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가장 많은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운영했고, 유진기업 팅크웨어 다우데이터도 각각 2개씩 만들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했다.
위장 중소기업들의 총 납품규모는 2013년 474억원, 지난해 540억원이었고 기업별로는 케이씨씨홀딩스(475억5,000만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삼표(252억1,000만원) 유진기업(88억5,000만원) 쌍용양회공업(59억9,000만원) 다우데이타(55억7,000만원) 순이었다.
중기청은 이 기업들을 공공조달시장에서 즉시 퇴출하고, 중소기업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기업들은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정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위나 거짓으로 참여가 제한된 입찰에 참여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최수규 중기청 차장은 "공공조달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을 영구퇴출해 정직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해 중소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모기업에 대한 제재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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