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창원 LG 돌풍의 중심에는 김종규(24ㆍ206㎝)가 있다.
김종규는 LG의 9연승 가운데 6연승을 함께 했다. 3연승 중이던 지난 15일 서울 삼성전부터 코트로 돌아와 13점과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예열을 마친 뒤 연일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25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인 27점에 리바운드 10개를 걷어냈고, 27일 울산 모비스전에서도 16점을 넣었다.
김종규는 28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복귀했기 때문에 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해하면서 “오히려 좋은 분위기가 나로 인해 깨질까 부담도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규 없이 LG의 9연승은 불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가 그동안 고전했던 이유는 제공권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김종규가 돌아옴으로써 로포스트(바스켓과 근접한 지역)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다 보니 외곽슛 기회까지 생겨 시너지 효과를 본다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 슈퍼 루키로 데뷔해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종규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9일 전주 KCC전에서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자리를 비웠다. 몇 차례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예상보다 오랜 공백을 가졌다. 때문에 모비스, 서울 SK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됐던 LG의 12월은 춥기만 했다. 주포 문태종(40)의 체력 저하까지 겹치며 4승8패로 저조했고, 6강 진입도 힘들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종규는 “시즌 초반 팀이 안 좋았기 때문에 너무 미안해 빨리 코트에 서고 싶은 의욕이 앞섰다”면서 “감독님께서 믿고 기다려주신 덕분”이라고 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종규는 “감독님께서 체력 안배를 해 주시니 코트에 서 있는 동안은 최선의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면서 “요즘은 나도, 선배들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규를 앞세운 LG는 31일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10연승에 도전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