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사칭, 8억 챙긴 사기범 덜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경찰 고위간부를 사칭해 7년간 10명으로부터 8억4,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안모(5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8년부터 경찰간부 행세를 하며 최모(50)씨로부터 해운대 고급아파트를 반값에 구입해주겠다고 속이고 11차례에 걸쳐 2억8,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0명으로부터 8억 4,000만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존재하지 않는 다른 경찰 간부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친척으로 신분을 속이기도 했다.
특히 부산경찰청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김모 총경이 자신과 같은 연배에 체구가 비슷하다는 점을 이용, 아예 그를 사칭하고 다녔다.
안씨는 동네 이발관을 운영하는 박모씨(58)에게 “지방청 형사과장으로 있는데 해운대 고급호텔의 이발소 운영권을 얻어주겠다”며 로비자금을 요구, 박씨로부터 1억원을 챙겼다. 안씨는 이런 돈으로 BMW 승용차를 리스하고,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고급 아파트를 구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안씨는 또 “아들을 경찰에 특별 채용해 주겠다”며 같은 산악회 회원에게 1,0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지난해 1월 김 총경이 경찰서장에 부임하자 안씨의 사칭 직위도 덩달아 서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안씨의 사기극은 예비 장인의 확인 과정에서 들통 났다. 안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정모(38ㆍ여)씨의 아버지가 안씨의 평소 행동이 경찰 지휘관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품위가 없는 것을 의심, 소속 경찰서 직원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7년간의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해당 경찰관이 이 사실을 김 서장에게 알렸고, 김 서장은 곧바로 수사를 지시해 사건 전모를 밝혀냈다.
한편 안씨는 2011년에는 김 총경을 빙자해 식당 여주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가 피해자와 합의해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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