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명 난입 후 무차별 총격, 리비아 보안군과 대치 중 2명 자폭
외국인 5명 숨져… 한국인은 없어
"알카에다 조직원 사망에 보복" IS 리비아 지부 "우리가 했다"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2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최고급 호텔을 공격해 외국인 투숙자 등 10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IS 추종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 최소 3명이 이날 오전 10시쯤 트리폴리에 있는 5성급 코린시아호텔을 습격했다. 이들은 호텔 주차장 차량에 미리 설치해 놓은 폭탄을 터트림과 동시에 호텔 정문을 공격한 후 내부로 진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로비에서는 무장 괴한과 경비원 간 총격전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 1명과 프랑스인 1명, 타지키스탄인 3명 등 외국인 5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국인 피해자는 보안업체 소속 직원으로 확인됐다. 무장 괴한의 공격으로 호텔 경비원 등 리비아인 5명도 숨졌다.
한때 AFP통신이 현지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인 1명도 숨졌다고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국 주리비아 대사는 이날 “한국 대사관 직원이 트리폴리 병원의 시신 안치소를 방문해 직접 확인하고 리비아 경찰과 검찰, 내무부, 외교 당국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 한국인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격을 당한 코린시아호텔은 외국 외교관과 사업가,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주로 머무는 리비아 내 최고급 호텔이다. 무장 괴한 2명은 호텔 주변을 에워싼 리비아 보안군과 4시간가량 대치하다 호텔 24층에서 자폭했다고 보안국 대변인 이삼 알나스가 말했다. 나머지 1명은 급습 과정에 가담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테러ㆍ극단주의 감시단체인 ‘시테’는 IS 리비아 지부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IS는 리비아에 자신들이 직접 관리ㆍ운영하는 지부를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어 테러범들은 IS 추종세력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이달 초 아부 아나스 알리비가 사망한 것에 보복하고자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알려진 알리비는 2013년 10월 트리폴리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붙잡혀 미국으로 이송된 뒤 재판을 앞두고 사망했다. 그는 1998년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미국 대사관에서 220여명을 숨지게 한 동시다발 폭탄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세력은 또 코린시아호텔이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 외교 사절단과 보안 관련 회사 직원들을 수용했다”는 이유로 공격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코린시아호텔에서는 2013년 10월 리비아의 알리 제이단 당시 총리가 무장세력에 납치되는 사건도 있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사후 비이슬람계 친정부 민병대와 이슬람계 민병대연합 등 무장세력 간 교전이 지속되면서 정정이 극도로 불안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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