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그리스의 연립정부가 27일 조각과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총리는 이날 구제금융 재협상을 맡을 재무장관에 야니스 바루파키스(사진) 전 아테네대학 교수를 임명하는 등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지난 25일 치러진 총선 승리로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9석을 얻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전날 6위(13석) 정당인 그리스독립당(ANEL)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저명한 경제학자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위기 당시 구제금융과 긴축 정책을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그리스와 호주 이중 국적을 가진 그는 영국 에식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케임브리지대학과 시드니대학와 아테네대학, 텍사스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그는 최근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떠나기를 바라지도 않고 탈퇴하겠다고 협박하기를 원치 않는다”며 이른바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반대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멕시코 언론 트루맨과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에 가입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일단 가입한 이상 자발적으로 탈퇴하는 것은 재앙”이라며 시리자는 그렉시트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로존 안에서 비인간적 정책들에 반대하고 채무재조정을 요구해야 한다”며 유로존이 그리스 탈퇴시키면 유로존도 함께 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는 “차기 재무장관으로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 그리스 납세자에만 유리하고 아일랜드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납세자들에겐 나쁜 해결책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은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산당 출신 야니스 드라카사키스 부총리는 지난 1989년 5개월간 경제부 차관을 지내 시리아에서 유일하게 관료 경험을 가졌다. 전 정부에서는 부총리가 외무장관을 겸직했지만 시리자는 부총리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시리자가 장관직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ANEL에서는 파노스 카메노스 당수만 국방장관을 맡아 장관직 1명을 배출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급진 좌파인 시리자와 우파인 ANEL이 긴축에 반대하는 것 외에는 주요 정책이 정반대라서 연정이 불안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연정은 정부조직을 개편해 장관직을 19개에서 13개로 줄였으며 28일 첫 각료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조각이 결정됨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최저임금을 751유로(약 92만원)로 인상하고 저소득층 30만 가구에 전기요금을 면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구제금융 이행조건으로 도입한 공공부문 인력 구조조정을 취소하는 등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자는 신임 국회 의장에 조이 콘스탄토풀루 의원을 지명해, 콘스탄토풀루는 그리스 역대 두 번째 여성 국회의장이 됐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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