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앤 티어스’ ‘스프링, 서머, 윈터 앤 폴’로 유명한 그리스 록 그룹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가수 데미스 루소스(사진)가 25일(현지시간) 숨졌다. 향년 68세. 루소스는 그리스 아테네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나 무스쿠리와 함께 그리스를 대표하는 팝 가수였던 루소스는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멤버로 활동하다 솔로로 전향해 큰 인기를 누렸다. 덥수룩한 수염과 독특한 바이브레이션 창법, 극적인 고음 처리, 아랍 지역 전통 복장인 카프탄 차림으로 잘 알려진 그는 그리스의 민속음악에 록 음악을 혼합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도 1970~8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다.
46년 이집트에서 나고 자란 루소스는 부모를 따라 아버지의 나라 그리스로 이주해 17세 때부터 밴드 활동을 했다. 건반 연주자 방겔리스와 의기투합해 만든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그는 72년 그룹 해체 후 솔로로 독립해 ‘위 쉘 댄스’ ‘포에버 앤드 에버’ ‘굿바이 마이 러브 굿바이’ ‘마이 프렌드 더 윈드’ 등을 히트시켰다. 그의 음반 판매량은 6,000만장에 이른다.
루소스는 80년대 들어 한때 150㎏에 육박할 정도로 과체중에 시달렸고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2009년까지 30장이 넘는 앨범을 발표하며 콘서트 투어를 했으나 2013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은 후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85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납치한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5일 뒤 풀려나기도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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