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와 더불어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양대 국가 제사 시설인 사직단(사진)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사업이 올 상반기부터 추진된다.
문화재청은 27일 “사직단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해 사직단 복원 정비 계획을 마련해 올해부터 복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올해 제례 공간인 전사청 권역 등 핵심영역(Ⅰ영역)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주요 전각 13동을 복원하고 3동은 보수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64억 8,0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사직단은 조선시대 왕이 직접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곳이지만,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묘에 견주면 100년 가까이 거의 방치됐다. 일제는 1922년 공원을 만든다며 제단 주변 13개 주요 전각들을 심하게 훼손하거나 철거했다. 해방 후에도 경제 개발 논리에 밀려 부지가 축소되고 각종 근대 시설물이 들어서 옛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복원 정비의 기준 시점은 20세기 초로 잡았다. 사직단은 숙종 연간에 정비된 이후 1911년 일제가 사직대제를 폐지할 때까지 건축ㆍ시설에 큰 변화가 없었다.
복원은 사직단 권역을 셋으로 나눠 진행한다. 핵심은 안향청과 전사청 등이 있던 제례 공간인 Ⅰ영역이다. Ⅱ영역은 후원 공간으로 현재 어린이도서관, 종로도서관, 단군성전 등이 있다. Ⅲ영역은 사직단 대문과 전면 도로 등의 진입 공간이다. 중ㆍ단기 계획으로Ⅰ영역부터 복원을 마친 후에 나머지 두 영역은 지역 주민, 관계기관, 관계 전문가, 문화재청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추진 여부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복원 정비 계획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큰 현안으로 불거진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제사와 제사 준비 영역, 제례 동선을 포함한 핵심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인근 인왕산과 어울리게 지형과 수림을 복원하기로 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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