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최부경 시간 차 두고 부상… 모처럼 손발 맞추며 골밑 지켜


서울 SK 김민수(33ㆍ200㎝)와 최부경(26ㆍ200㎝)은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둘 모두 올 시즌 부상으로 오랜 시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복귀하는 과정을 거쳤다.
먼저 다친 건 최부경이다. 지난해 11월9일 전주 KCC전에서 안면 골절상으로 이탈했다. 최부경은 안면 보호대를 쓰고 19일 만에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 탓에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었다.
그 사이 김민수가 최부경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시즌 평균 6.7점 3.2리바운드에 그쳤던 기록이 올해 10.4점 5.0리바운드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최부경의 컨디션이 올라오자 김민수가 부상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29일 KCC전 당시 팀 동료 애런 헤인즈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을 다쳤다.
선두 다툼이 한창인 SK는 간판 포워드의 잇단 이탈로 발만 동동 굴렀다. 설상가상으로 주장 박상오(34ㆍ196㎝)까지 탈장 수술로 빠졌다. 엎친 데 덮친 SK는 26일 김민수의 복귀로 한숨을 돌렸다.
이들은 모처럼 함께 코트를 누비며 부산 KT를 꺾는데 일조했다. 복귀전을 치른 김민수는 “거의 한 달을 쉬는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발목이 아프긴 하지만 이 정도는 감수하고 뛸 수 있다”고 털어놨다. 김민수와 동병상련의 심정이었던 최부경은 “나도 그랬다”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김민수와 최부경은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감정도 드러냈다. 김민수는 “골 밑은 몸싸움이 힘들고 부상 위험도 높은데 (최)부경이가 혼자 지키는 모습을 보며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최부경은 “홀로 포스트를 지키다 (김)민수 형과 함께 뛰니 든든했다”면서 “벤치에 앉아 있어도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둘은 또한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준 문경은(43) 감독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민수는 “감독님이 ‘오래 쉬어 슛 밸런스가 안 좋으니 수비부터 시작해라. 슛을 안 던진다고 해도 기회는 계속 줄 것’이라고 믿음을 주니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최부경은 “‘게임 뛸 때 여유로움이 너만의 장점이다. 그걸 떠올려라’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