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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쓴 편지] 하늘로 솟는 고드름

입력
2015.01.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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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경기 연천 고대산 인근 버려진 터널에서 만들어지는 역(逆)고드름이다. 천장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땅에 떨어진 물방울이 오랜 시간을 거쳐 한 폭의 수묵화를 만들어 낸다. 위에서 아래로 자라는 뾰족한 고드름과 달리 여기 역고드름은 땅에서 올라오는 버섯과 양초 같은 다양한 기둥모양을 갖췄다. 터널 안팎의 온도 차이로 생성된 자연의 조각품들은 12월부터 2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며 전북 진안 마이산 탑사 에서도 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릴 적 외갓집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얼음과자의 추억으로 남아있다면 이곳, 땅에서 위로 자라는 역고드름은 신비로운 환상으로 묘미를 더한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역고드름의 위쪽은 물이 떨어져 만나는 곳으로 보석인 수정보다 더 투명하고 아름답다.
역고드름의 위쪽은 물이 떨어져 만나는 곳으로 보석인 수정보다 더 투명하고 아름답다.
연천 역고드름 터널내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고드름과 역고드름 만나 얼름벽을 쌓고 있다.
연천 역고드름 터널내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고드름과 역고드름 만나 얼름벽을 쌓고 있다.
역고드름은 터널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준다.
역고드름은 터널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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