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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포탈 평점 의미 있을까요? 숨은 명작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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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포탈 평점 의미 있을까요? 숨은 명작 소개하고 싶어요"

입력
2015.01.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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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관심 많은 영화평론가

'미생' 윤태호 작가 제안 받아 창간

"만화 읽는 절대적 방법은 없지만

웹툰에도 전문 비평은 필요하죠"

김봉석 에이코믹스 편집장은 “웹툰과 만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접 문화인 장르소설이나 웹드라마, 게임 등도 문화비평적 관점으로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봉석 에이코믹스 편집장은 “웹툰과 만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접 문화인 장르소설이나 웹드라마, 게임 등도 문화비평적 관점으로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웹진 ‘에이코믹스’의 김봉석 편집장은 영화평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씨네21’기자 시절부터 영화와 만화를 연결시켜 글을 썼다. 2009년 상상마당의 지원으로 창간한 ‘브뤼트’는 대중문화 전반을 다루는 잡지였다. 만화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잡지 창간 경험이 있는 그에게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만화를 다루는 새 매체의 편집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원래부터 일본문화, 장르소설 같은 하위 대중문화 전반에 관한 글을 써 왔기에 저 자신은 활동 영역이 바뀌었다 생각하지 않아요.”

에이코믹스는 이미 한국 만화의 주류 형식이 된 웹툰에 비평적으로 접근하고 ‘숨은 명작’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 코너는‘데일리 베스트 10’이다. 현재 웹툰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네이버 웹툰과 다음 만화속세상만 합쳐도 하루 최소 40편은 웹툰이 올라온다. 티스토어와 올레마켓, 카카오페이지에서도 모바일 독자를 노리고 웹툰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진코믹스처럼 큰 반향을 일으킨 유료 웹툰 사이트도 등장했다. 데일리 베스트 10에서는 그 날 업로드된 모든 정식 연재 웹툰 중 볼 만한 것을 골라 매일 오후 3시에 평가를 올린다.

각 포탈 사이트에도 나름대로 평가 방식은 있다. 조회 수, 평점, 댓글을 보면 만화의 대략적인 분위기와 평판을 알 수 있다. 보통 조회 수와 평점 순위표에서 위로 올라가는 만화가 인기가 있다고 보고 포탈에서도 그 순서대로 웹툰을 배치한다. 하지만 김 편집장은 “팬들은 물론 작가들도 이런 평가가 정말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점과 댓글의 방향은 내용 자체보다는 웹툰을 보는 독자의 기분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다. 또 웹툰을 보는 주요 소비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에 10대 취향 만화, 유머 중심의 만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웹툰에도 전문 비평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 김 편집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 작업이 ‘웹툰의 질적 쇄신’ 같은 거창하고 도덕적인 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김 편집장은 “만화를 읽는 절대적인 방법도, 평가 기준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정한 취향의 만화가 많은 문제는 판이 커지면서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김보통의 ‘아만자’처럼 주목은 상대적으로 덜 받았지만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김 편집장은 다양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좋은 만화’를 소개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코믹스가 웹툰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출판 만화나 해외 만화, 애니메이션 등도 조금씩 다루고 있다. 양영순과 이충호처럼 출판 만화를 하다가 웹툰으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작가들을 특별히 주목하기도 한다. “과거 출판 만화는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도 거의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예전 작품을 발굴하고 오늘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코믹스의 기사들이 아직까지 작가론이나 매일 올라오는 웹툰의 단발적인 평가에 그치는 것은 아쉽다. 그러나 만화를 다루는 담론의 절대적인 양이 부족한 상황에서 에이코믹스의 존재는 분명한 의의를 지닌다. 김 편집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매체를 지속성 있게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건은 어렵지만 우선 꾸준히 살아남아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체가 존재한다는 신뢰를 독자들에게 주고 싶어요.”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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